자녀 학교 폭력(학폭) 논란으로 하루 만에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 씨가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가운데, 피해 학생들은 후유증으로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공분을 불러왔지만 이런 인사를 단행한 정부는 서로 책임이 없다며 떠넘기기만 급급해 국민의 질타를 자초하고 있다.

피해자 A 씨는 언어폭력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다 입원 치료를 받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깊은 후유증으로 A 씨는 2020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년간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에게 학교 폭력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학교를 자퇴하고 해외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교사에 따르면, 정 씨는 A씨에게 가한 폭력과 유사한 방식으로 B씨를 괴롭혔다.

담당 교사는 “A 씨가 정 씨의 그룹에서 멀어지자 또 다른 타깃(B 씨)을 만들어 비슷한 패턴으로 모멸감을 줬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식을 줄 모르는 이유는 한 학생의 일탈이 아닌, 사회 지도층 인사가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자식의 학폭 문제를 완화하고 시간을 끌면서 피해 학생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가해를 줬다는 점이다.

정 변호사는 고위 검찰에 근무했는데, 인권부서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피해 학생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직 자식을 위해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가며 자식 사랑의 끝판왕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더 글로리’의 현실판이 아닐 수 없다.

이 내용은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는 사건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국가의 고위직 인사 검증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인사라인을 담당하는 검찰 출신들이 제 식구에 대해 관대한 해석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사안을 쉽게 봤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와 관련해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부패 청산한다면서 왜 자기들에 관련된 것은 청산하지 않느냐”고 연일 질타하고 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3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그걸 덮으려고 하는 아버지 (정순신)의 행태에 분노했다”며 “더 분노한 것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대통령이 몰랐다(고 했다)는 것 아니냐. 그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되물었다.

이 고문은 “그 사람들이 같이 근무 안 하고 대만 검찰청에서 근무했느냐”며 “어떻게 그걸 모르느냐. 검찰청에서 같이 근무해 놓고 그런 거 소문이 금방 돌잖느냐”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2일 KBS에서 “고위 검사라고 보도가 되면 다음 날 감찰팀에서 바로 파악해내고 연수원 동기들 다 방에 퍼진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고문은 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부분을 두고도 “누가 책임져야 될 거 아니냐”며 “사과하는 건 당연한 거고. 그 라인이 전부 검찰이잖느냐. (그런데 책임을) 안 묻는다”고 지적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자기는 위에서 내려오는 대로 추천했다고 얘기한 것을 두고도 이 고문은 “그렇다해도 책임은 면할 수가 없다”며 “당장 경찰청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정권이 내세운 부패 청산을 두고 이재오 고문은 “부패 청산의 핵심이 지도층이니, 지도층의 부패를 청산해야 되는데, 이태원 참사 이후 윤희근 경찰청장이나 이상민 장관이 책임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부패”라며 “이건 완전 부패다. 돈을 주고받는 것만, 부패가 아니고 공직자가 책임을 다 지지 않는 것도 부패”라고 성토했다.

이 고문의 비판이 설득력이 있는데 필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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