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한 편의 드라마를 쓰면서 극적으로 조별 예선을 통과하고 16강에 진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이변과 새로움의 연속이다.

월드컵에서 아시아는 변방에 불과했고, 아시아 축구는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우리보다 먼저 16강에 진출한 일본은 유럽의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격침하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나라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가나에 일격을 맞고 물러설 수 없는 길목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만났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터진 역전 골은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그동안 부상 투혼에도 불구하고 앞선 두 경기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던 손흥민 선수는 여러 매체에서 ‘부진한 손흥민을 왜 계속 투입하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보란 듯이 손흥민은 70m 드리블을 하더니 대여섯 명이 둘러싼 공간에서 정확한 킬패스로 황희찬에게 볼을 연결했다.

황희찬은 그동안 벤치의 설움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원샷 원킬로 그대로 포르투갈을 격침시켰다.

월드컵이 한창일 때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렸다. 10여 시간을 넘는 최장 영장 심사시간이었다. 검찰은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피디에프를 준비했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김정민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 판사는 이날 새벽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의 혐의를 받는 서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해줬다.

김 부장 판사는 “범죄의 중대성이나 피의자의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는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너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거세게 반발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서 전 국가안보실장이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모든 자료가 윤석열 정부의 손에 있는데 증거인멸이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정하 대변인은 “월북 몰이 사건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의 반응은 어떨까.

SNS에서 올라오는 반응을 보면 구속에 부정적인 평이 많았다. 수년 전의 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서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당연하고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사건 발생의 위치가 북쪽이고, 증거자료가 더 나오지 않은 채 정권이 바뀐 후 관련 기관에서 예전과 다른 발표를 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10·29 참사 희생자는 158명에 달한다. 그것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수많은 청년이 유명을 달리했다.

특수본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사법 정국임이 분명하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연장과 확장을 요구하며 10여 일째 운송을 거부하고 있고, 정부는 안전운임제 폐지를 검토한다면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대화는 없고 누구 한쪽은 죽어야 끝날 것 같은 강 대 강 대치만 있을 뿐이다. 사법 정국에 찬바람만 횡횡한다.

강종만 영광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지역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무엇보다 강종만 군수는 10여 년 전 영광군수로 재직하면서 뇌물죄로 수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올해 2월 피선거권이 회복되면서 영광군수에 다시 도전해 당선됐는데 이번에 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전국 최대 법률사무소를 선임했다는 말도 들린다.

강 군수는 “군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민들은 춥고, 사법 정국에 더해 4년에 한 번씩 대목을 맞은 로펌들만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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