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에 사무실에서 북유럽 여행의 사진을 정리했다.

코펜하겐의 시내 전경들이 다시 기억을 자극했고, 짧게 보낸 시간의 아쉬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북유럽 여행기에 달린 제목은 “좌충우돌 미 대륙 횡단기”였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고, 남미의 여러 국가들도 여행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프리카는 서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여러 나라들을 방문했다. 물론 미국 여행을 할 때는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남부 해안을 따라했던 횡단과, LA에서 뉴욕까지 로키산맥을 넘어 중·북부를 거치는 횡단도 했었다.

남미에서 캐나다 밴쿠버를 향하는 여행은 그 과정을 알았다면 절대로 도전할 수 없는 여행이었겠지만 그 여정의 깊이를 몰랐기에 도전한 적도 있다.

여행사의 도움으로 관광지를 둘러보고 정해진 숙소에 머무는 패키지 여행도 있지만, 지금까지 여행은 자유여행이다. 10여 년 전에 미국 횡단을 한다며 떠났던 그때는 잊혀지지 않는다.

첫날 뉴욕 존에프케네디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이 저녁 10시였지만 첫날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무조건 비행기 타고 날아간 여행이었다. 지금도 그때처럼 들어가는 항공권과 나오는 항공권만 가지고 떠난다.

10여 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준비가 없는 것은 같지만 숙소나 식당은 휴대폰이면 즉시 예약이 가능하고 필요한 것은 대형마트에서 구입한다는 점이다. 늦은 저녁에도 주변 숙소를 검색하면 취향대로 선택해서 예약이 가능하다. 그 숙소로 택시를 타거나 렌터카를 이용하면 그만이다.

처음 여행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금처럼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숙소를 찾아야 하고 직접 방문해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맨하튼의 밤길과 브룩클린의 새벽길을 헤매던 그때의 긴장감과 두려움은 지금도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 한편에 새겨져 있다.

유럽을 가도 그때 미국 여행을 이야기하고, 남미의 어느 도시를 둘러 보더라도 미국의 횡단했을 때와 비교하게 된다.

코펜하겐의 도시는 운하가 도시를 감싸고 있는 규모가 작은 도시였다. 개성이 강한 도시였다.

큰 보트를 타면서 와인을 즐기던 사람, 작은 보트에서 맥주와 와인을 즐기는 청춘들, 카누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 운하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중 한 팀도 같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각기 개성들이 넘쳐나는 도시였다.

사진을 정리하는데 코펜하겐에서 아침을 하던 사진들이 있었다. 우리 가족으로 식당 홀의 테이블은 꽉 찼고, 한 명당 오픈 샌드위치 두 개와 음료 한 잔씩 배당된 아침이었다.

빵을 좋아하는 편인데 오픈 샌드위치는 취향과 거리가 있었다. 식구들 모두 눈치로 말하며 오늘 아침은 이 정도로 마무리 하자는 공감이 돌출됐다.

코펜하겐에서 식사는 오픈 샌드위치를 제외하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코펜하겐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체감상 1.5배 수준으로 높았다.

1박 2일로 코펜하겐 여행을 마무리하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여행 일정을 살펴야 했다. 버스로 8시간 정도 걸리고 기차로 7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인데, 기차 침대칸으로 떠나는 일정을 생각해봤다.

유럽에서 교통편을 예약할 때 유로 패스 앱을 사용하는데 뒤지고 또 뒤지면서 교통편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코펜하겐에서 스톡홀름으로 떠나는 기차편은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편이 있었기에 중앙역에 직접 가기로 했다.

유럽의 인도는 작은 돌들이 깔려있는 방식이 많은데 여행 캐리어를 끌기에는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국가에서 국가를 이동하기 때문에 예약이 쉽지 않았다. 일단 침대칸 기차는 예약이 불가능 했다.

저녁에 침대칸에서 자면서 이동하면 숙박비를 아낄 수도 있고, 침대칸에서 자면서 하는 여행도 경험하고 싶었는데 아쉬움을 떨구고 다른 편을 빨리 찾아야 했다.

딸 지수는 버스가 있다고 이걸로 바로 예약을 하자고 했고, 큰 아들 지현이는 기차편이 더 편하다며 몇 시간째 앱을 뒤지다 기차편이 있다며 사라지기 전에 바로 예약한다고 예약 버튼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그래 버스 보다는 기차가 더 낫겠다’

기차로 예약을 마치고 출발시간까지 역 안에서 저녁을 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오픈 샌드위치만 아니면 다 좋을 것 같은데 덴마크에선 모험보다는 세계 표준을 선택했다.

맥도날드로 선택했다. 유럽에서 맥도날드는 찾아보기 어렵고 버거킹은 대부분의 도시마다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현이가 예매한 티켓이 어떤 여정으로 이끌지 이때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스톡홀름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코펜하겐에서 스톡홀름으로 가는 직항이 아니었다.

환승구간이 2번이나 있는 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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