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군공항 무안 통합 발언에 지역사회 ‘술렁’
무안군 반대 여론 팽배 함평서는 찬성 기류 확산
함평군, 의성·군위 현장 방문 주민 여론조사 추진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과 관련해 무안군은 반대 여론이 거센 반면, 함평군에서는 군공항 유치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지자체 간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이전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0일 광주시청 앞에서 군공항 무안 이전 반대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광주시가 군공항 이전 사업과 관련해 이전 대상지로 무안군을 확정해 놓고 업무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함평군이 잇따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군공항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론 간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최근 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과 공항 공사 유치를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발언하면서다.

군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무안에서는 여전히 거센 반발이 일고 있는 반면, 함평에서는 적극적인 유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함평군은 지난 16일 함평국민체육센터에서 이·반장 500여명, 17일 함평엑스포공원 주제 영상관에서 농업단체 회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광주 군공항 이전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해 11월, 올해 2월에 이어 세번째 열린 설명회로, 함평 군공항유치위원회의 요청으로 이뤄진 첫 공식설명회다.

광주시, 국방부, 함평군이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설명회에서는 국방부가 군 공항 이전 절차와 기준,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광주시가 이전지역 지원 대책을, 함평군은 군 공항 이전 대응계획 등을 설명했다.

함평군이 공동 주최로 참여한데다 군 단위 여론을 이끄는 이장과 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함평의 군 공항 이전 찬성 여론 확산 등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함평군은 군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군공항 유치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췄다.

함평군은 이날 주민들에게 △군공항 이전 추진상황 △무안군으로 군공항이 이전될 경우 대응책 △함평군의 군공항 또는 국내선 이전 관련 입장 등을 담은 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장정진 함평군 기획예산실장은 “3-4월에 주민설명회를 계속 개최하고 의성·군위·예천군 현장 방문을 통해 군공항 유치 득실을 따져볼 계획”이라며 “군민들에게 군공항에 대한 인식이 정확히 세워진다면 오는 6월 유치의향서를 내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용진 군공항유치위원회 임시공동위원장은 “인접한 무안으로 이전하더라도 소음 피해는 같이 입으면서 인센티브는 한 푼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기에 차라리 함평으로 유치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생각”이라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군공항 유치가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군공항 이전 관련 무엇을 위해 찬성할 것인지 무엇 때문에 반대할 것인지 분명한 명분이 필요하다”며 “주민 스스로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함평지역 내 후보지로는 당초 손불면 간척지 일대가 거론됐으나 무안공항과 비행안전거리가 겹쳐 제외됐으며 월야면과 나산면, 해보면의 완만한 구릉지대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 무안군은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군공항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히 거세다.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 유력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지난 2021년부터 반대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최근엔 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과 공항 공사 유치를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발언에 대해 무안군민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와 무안군의회 광주 군 공항 무안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 시장은 광주 군 공항 이전 부지를 무안으로 정해놓고 무안군민을 자극하려고 함평, 영광에서 설명회를 여는 등 함평군민과 영광군민 등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한 ‘공공기관 유치 시즌2 추진 전략회의’에서 “광주 군 공항을 무안 공항에 통합시켜 그곳에 한국공항공사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광주시가 내심 무안군을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이미 확정해놓고 함평에서 여론 간보기식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 간 분쟁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후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광주시는 “그동안 전남 여러 시·군 중 가장 많이 언급된 무안군을 예로 들었을 뿐 이미 후보지로 결정했다는 것은 현재 절차 진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함평군이 지난 16일 함평국민체육센터에서 이·반장 500여명을 대상으로 개최한 군공항 이전 설명회 모습. 사진=조현숙 기자

저작권자 © 우리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