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 시작됐다.
야당 총수인 이재명 대표는 혹한의 계절을 보내는 중이다. 대선을 치른 상대가 검찰총장이었으니 선거 결과에 따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과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들을 전면에 세웠다. 인사 검증도 검찰 출신이 하는데 결국 문제가 터졌다. 최근 경찰의 2인자로 불리는 국가수사본부장 자리에 검찰 출신으로 결정했다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재는 게 편이라 했고,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다. 검사 동일체 문화가 있을 테고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인사인데 그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파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자고 나면 검찰발 뉴스들이 넘쳐난다. 어제 수사를 받고 나오면 오늘 아침에 신문 지면에 수사받았던 내용이 실리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거리에 ‘군사독재 10년보다 검찰 독재 1년이 더 징하다’는 정당의 홍보 프랑이 걸린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리스크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다. 수사받거나 받았던 가짓수를 다 알기도 힘든 지경이다. 너무 많아서 정립이 쉽지 않다.
이런 정치인이 문제인가. 아니면 이렇게 먼지 털 듯 터는 검찰이 문제인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닐 것이다.
이 대표는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상대 정당이나 검찰 쪽은 국회의원의 신분을 이용해 방탄 국회로 끌고 간다는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국민의 판단은 양분된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정치 보복’이라는 의견이 있고, 뇌물을 받았고, 성남시의 수익을 특정인들에게 몰아줘서 배임이 맞다는 의견도 있다.
어떤 결정이 나오든 한 쪽은 치명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은 명운을 걸고 화력을 이 대표에게 집중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 대표는 어떤가. 이렇게 될 줄 몰랐겠는가. 이 대표는 야당 총수가 됐다.
대통령 선거에서 낙마하고 남의 동네에 가서 의원 배지를 달았다. 검찰의 공격은 불 보듯 뻔한데 방어진을 짜야 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국민이다.
정치가 안정되지 않았던 국가들이 선진국으로 위상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남미의 맹주로 불리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현 상황은 어떤가. 정치가 불안해지면서 아르헨티나는 후진국으로 곤두박질하고 있고, 브라질도 예전의 영광을 찾아볼 수 없다.
정치가 불안한 아프리카 여러 국가는 지금도 총칼을 들고 내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가 국민을 외면하고 자기들 옳은 소리만 내는 결과는 총칼을 들고 내전으로 가는 것 말고 다른 길이 없다.
지역 정치인들이 당선의 기쁨을 뒤로 하고 사법적 판단을 받는 중이다. 재판에 넘겨진 자치단체장은 박홍률 목포시장, 이병노 담양군수, 이상철 곡성군수, 우승희 영암군수 등이다.
강종만 군수의 재판이 시작됐다. 선거를 앞두고 선거구민에게 잘 부탁한다'며 금품 100만원을 제공(공직선거법 위반)한 혐의다.
강 군수 측은 “선거구민에게 돈을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와는 무관한 돈이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 않은 돈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건네진 것이다.
관건은 이 돈의 선거와 연관성이다. 검찰이 기소했다는 것은 선거와 관련이 있다 본 것이고, 강 군수 측은 선거와 무관한 돈이라는 것.
강 군수는 선거를 앞두고 누군가에게 100만원을 건넸고, 나중에 이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이 중요한 증거가 없이 현직 군수를 기소하기는 어렵다. 통상이런 재판은 길게 이어진다.
강 군수는 전에도 군수에 당선된 뒤 뇌물을 받아 군수에서 물러난 적이 있다. 이번에 또 재판받는다.
강 군수의 사법 리스크 인가, 아니면 영광군민의 자존감 리스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