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조합원으로 돌아갈 것” 전 조합원에 문자 발송
조합원들, 반신반의 “정관 개정 꼼수” 의구심 제기

박형구 장성농협 조합장이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애매한 행보로 조합 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박 조합장은 지난달 28일 전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난 14년여간 조합장으로 조합원님들과 동고동락하며 쉼 없이 달려온 것 같다. 그 시간동안 조합원님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며 “내년 3월8일 조합장 선거에 조합장이 아닌 평조합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이같은 문자를 보내 조합원들은 박 조합장의 불출마 선언에 반신반의하고 있는 모양새다.

장성농협은 자산 증가로 비상임조합장제도 의무 도입 대상 농협이 되면서 정관 개정을 앞두고 있지만 내년 조합장 선거와 맞물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조합장은 현재 3선 제한으로 내년 조합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지만 정관 개정시 출마가 가능해진다.

장성농협은 지난 10월 대의원총회를 소집해 정관 개정을 추진했으나 부결됐다. 하지만 곧이어 11월 대의원총회를 재차 소집해 무리한 정관 개정 추진으로 조합장 연임을 위한 뻔한 꼼수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이날 총회에서 박 조합장이 보낸 문자메시지에 대해 내년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이냐며 물었지만 박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 조합장의 애매한 태도 때문에 조합 내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조합장은 한번 뱉은 말을 절대 번복할 사람이 아니다”는 반응과 “정관 개정을 위한 꼼수로 추후 번복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해석이 엇갈린다.

박 조합장은 이날 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위한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조합장 선거와 연관을 지어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조합장은 법과 정관 규정을 중시하는 만큼 임기 내 위법 행위에 대해 행정 처벌을 받는다면 오점이 나올 수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박 조합장은 “얼마 전 조합원들에게 조합장이 아닌 평조합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문자를 보냈음에도 조합장의 꼼수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조합장은 개인이 아닌 공인인 만큼 임기를 다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의안 중 하나인 정관 개정안은 대의원들의 무기명 투표 결과 총 투표인수 80명 중 찬성 43표, 반대 37표로 투표인수의 3분의2를 넘지 못해 또 다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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