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일반 시민이 한국에 들어오는 건 쉽지가 않다. 아프리카도 위치에 따라 형편의 차이가 있는데 특히 서부 아프리카는 형편이 매우 열악한 편이다.

서부 아프리카 가나에 살던 프란시스 형제가 한국에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

“프란시스, 한국의 행사에 다녀오면 좋겠어”

한국에서 펼쳐지는 ‘IYF 월드캠프’ 에 참석하면 좋겠다는 권유였는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몇 주에 불과했다.

항공권만 해도 수백만 원에 이르는데 가장 큰 부담은 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일반 업무의 월급이 10~20만 원에 불과한데 수백만 원에 달하는 항공권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프란시스 형제는 오늘 저녁 인천공항으로 출발한다. 내일 새벽 항공기로 한국을 떠난다. 2주를 예상하고 왔다가 한 달을 연장해서 머물렀다.

떠나기 전 여러 사연이 있었던 부분을 고백했다. 한 달을 더 한국에 머물기로 했다는 말을 들은 가나에 있는 아내는 크게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당장 휴대폰의 유심칩의 사용 기간은 곧 끝나는데 프란시스 형제가 한국에 머물면 연장이 안 되는 실정이었다.

프란시스 형제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한국에서 한 달의 시간은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어떤 일이든 긍정의 마인드로 하루를 보내는 한국인의 마인드는 가나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고 말하며 한국에서 한 달의 시간은 가나에 가서도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한국의 정신을 심겠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한 달 살기의 짧은 생활담이었지만 감사함이 넘쳤고, 목소리는 가벼웠다.

이제 곧 추석이다.

어제는 2022년 벌초를 했다.

큰놈부터 막내까지 가족 모두가 참석했고, 특히 이번에는 2월에 가족이 된 며느라기도 함께 했다. 동생네 가족, 또 목포와 부천에 사는 동생네 가족들까지 함께 하면서 산소가 북적였다.

해군에 복무하고 있는 매제는 노련한 솜씨로 예취기를 다루며 고수의 솜씨를 뽐냈다. 머리빗을 대고 가위질하는 이발하는 것처럼 예취기가 지나간 자리는 깔끔하게 정리됐다. 엔진 구동으로 쇠날을 돌리는 잔디깍기는 힘있게 엔진음을 내며 실력을 발휘했다.

기계음이 가득하고 아이들은 장비가 지나간 자리의 잔디와 잡풀을 정리했다. 2022년 벌초를 마무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밤하늘 새벽 별빛 삼아 오르막 오르던 곧올재 길 그립구나. 아들 딸 복음에 맡기고 이제 주의 품에 쉬려네...!’

어머니를 모시고 지은 한 줄 시를 비석에 새겼다.

곧올재 길을 가끔 오른다. 가로등도 없는 그 길을 어머니와 함께 밤하늘 달과 별빛을 의지하며 오르막을 올랐다. 그 시간이 나를 복되게 했고, 지금도 감사함으로 살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가족들과 멀리 있는 동생 가족들까지 함께하며 2022년 벌초를 마무리 했다. 생각해보면 명절에 성묘하는 것보다 벌초가 더 가족들에게 조상의 의미를 알게 하고 가족들이 마음을 나누는데 더 좋다는 생각도 든다. 감사한 시간이었다.

전 영광군수인 김준성 군수가 구속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뇌물수수인데 주식을 평가가치보다 높게 팔았다는 것이다.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뇌물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대가성이 있어야 하는데 토석 채취의 허가절차는 전라남도청과 산림청에서 키를 가지도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남도청과 산림청에서 승인하지 않으면 영광군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행위가 없다. 기반시설이 갖춰진 수만 평의 부지를 몇억 원에 거래한 내용이 뇌물수수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 사건의 경우 다툼의 소지가 너무 많은 사건이다”며 “법원의 구속 결정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방어권의 보장 차원에서라도 불구속 기소로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했어야 한다.

조용하고 평온하던 영광군이 시끄럽다.

언제부터 이렇게 시끄럽고 반목이 넘쳐나는 고장이 됐는지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시간은 흐를 것이고, 이제 곧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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