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근
보배로운 집 원장

“저희 가족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그들의 도전에 늘 함께하겠습니다.”

광양 출신 김청근(49) 씨의 말이다.

광양 지리산 자락에서 나고 자란 김 씨는 중증 장애인인 누나를 부모님 대신 케어하기 위해 사회 복지 일을 시작하게 됐다. 광주 법인 시설에서 근무하던 김 씨는 지적 장애인 거주시설을 짓기 위해 알아보던 중, 아내의 고향인 영광으로 위치를 잡게 되면서 2009년 영광에 발을 들이게 됐다.

“저희 큰 누님께서 중증 장애인이신데요. 시골마을에서 저희 누님 한분만 장애인이시다 보니 마을을 돌아다니지 못하셨습니다. 매일 방안에만 계시니 누님도 힘들고, 부모님도 고민이었습니다. 제가 장애인 사역을 하면 부모님 근심도 덜고, 누님도 조금 더 편하시지 않을까 하는 계기로 사회복지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재 김 씨는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보배로운 집을 운영하고 있다.

“저희 보배로운 집은 처음 장애인 5명이서 둥지를 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24명의 장애인 가족분들, 13명의 복지사 선생님들과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365일, 시설에 상주하며 10대부터 50대까지 폭 넓은 연령층을 케어하는 김 씨는 많은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사고가 날 수 있기에 온 신경이 가족들에게 쏠려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이 일이 가장 보람있고 행복하다는 김 씨.

“시설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장애인 가족들끼리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사고나 여러 사건이 많습니다. 힘들때도 많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또 함께 생활하는거죠. 시설에 생활하는 우리 식구들이 굉장히 표정이 밝으십니다. 아침이 되면 항상 하이톤으로 인사를 주고 받는데요. 개인적으로 근심, 걱정이 있어도 가족들이 아침마다 웃어주고 함께 즐겁게 활동하면 걱정거리가 싹 사라집니다. 코로나 때문에 시설에서 지낼 때가 많아서 우울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또 이런 환경들을 뛰어 넘고 즐겁게 지내주시니 저도 너무 감사하죠. 힘든만큼 보람도 두배, 기쁨도 두배입니다.”

보배로운 집의 테마가 ‘인권이 숨 쉬는 곳’인 만큼 식구들의 인권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

“여러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기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미술 쪽에 뛰어난 감각을 가진 분이 계시기도 하고요. 저는 우리 식구들의 숨겨진 재능을 최대한 발견해서 본인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드리고 싶어요. 이런 특기를 발전시켜 자립을 원하시면 또 그에 맞게 도움을 드리고요. 우리 식구들이 폭넓게 경험하고, 또 다른 세계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잘 따라주시는 우리 식구들, 직원분들께 늘 감사합니다.”

이런 김 씨가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상대는 영광 멋쟁이지역아동센터 김정은 센터장님이다.

“저희 아내가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신데 저희 센터를 많이 신경써주셨습니다. 센터 식구들이 한번씩 이동할 때면 차량이 부족해 늘 애를 먹곤 했는데 차량 운행도 해주시고 직접 자원봉사도 해주시고 프로그램 진행도 요청드리면 흔쾌히 도와주셨습니다. 또 저희 식구들 상담도 해주시고, 크리스마스에는 선물도 챙겨주시고 참 감사합니다. 저희 식구들에게 늘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고 기운을 북돋아 주십니다. 저희 식구들이 참 당돌하고 밝은데 모두 김정은 센터장님의 공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내주셔서 마음으로 도와주시니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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