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준 의학박사

▶ 사이먼튼과 심신의학

칼 사이먼튼(Carl Simomton)은 의사 생활 초기에 방사선과를 전공하였으며, 주로 암 환자에 대한 방사선치료에 관여하였다. 그는 학생 시절부터 건강과 질병의 심리적 배경에 대하여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 오리건대학 병원의 수련 기간 중에도 심리적 치료법을 시도하곤 하였다. 그가 사용하는 방법의 핵심인 긴장 이완과 시각화 요법의 실험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시각화는 일종의 상상법으로, 이 방법을 암 환자에 적용한 결과 가끔 놀라운 치료 효과가 있었다. 암의 원인을 해명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암세포를 발생시키는가와 무엇이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는가 두 가지 방향을 추적하는 것이다.

사이먼튼과 정신과 의사인 그의 부인 스테파니는 마음의 상태와 암 진행과의 관계를 장기간 주의깊게 관찰하였고, 자신들의 임상 경험을 통해서 암의 발병에 심리적 배경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암이란 단순히 특정한 물리적 요인이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물리적·사회적·문화적 제반 조건 속에 가득 찬 부조화와 불균형이 암의 중요 원인이며, 특히 이러한 환경의 영향에 대응하는 개인의 심리 상태가 핵심적 원인이다.

이러한 근원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치료와 같은 기술적 치료만 강행한다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쪽보다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사이먼튼 그룹은 마음과 육신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여 변화 하는가를 보여 주는 일종의 정신 신체 상관 모델을 개발하였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신체를 변화시키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은 확인할 수 없으나 이러한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내분비계의 균형을 파괴시킴으로써 암세포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형성함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암 치료의 목표는 스트레스가 암을 일으키고 진행시키는 통로를 추적하여 그 통로를 역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그 활용 기법은 심신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과정을 거쳐서 암세포가 소멸되어 가는 형상을 상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사이먼튼은 암에 대한 정통적 치료법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적절하게 배합한다. 단지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조치는 심리적 상태와 생활양식을 교정하는 데 맞추어져야 하며, 전인적 치료 프로그램을 세우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가운데는 긴장 이완과 상상요법 외에도 운동, 식이요법, 카운슬링, 대중 집단치료 등도 포함된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에 따라 치료받은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첨단 의학적 방법으로만 치료받은 환자의 약 2배이며, 미국 전체 암환자의 3배라고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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