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영화 <탑건>이 개봉됐는데 엄청났고, 이 영화가 지금의 톰 크루즈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비로 1,500만 달러가 들어갔는데 월드 흥행 수입으론 3억 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당시 환경으로 봤을 때 실로 어마어마한 수입이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인도양에 배치된 미 항공모함에서 F-14 톰캣이 발진해서 초계비행 중 정체불명의 미그기와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전투를 다룬 영화였다.

최근 개봉한 속편 <탑건-매버릭>에서는 톰캣이 구식 비행기로 등장하지만, 당시 톰캣은 최고의 전투기였다.

가변형 날개를 가진 톰캣은 크기도 상당하지만, 무장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한 전투기였다. 당시 나왔던 OST는 영화와 함께 모든 히트 수치의 가장 상단을 휩쓸었다.

톰 크루즈가 활주 유도로에서 이륙하는 전투기와 함께 달리는 장면은 지금도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 무시무시했던 영화가 <탑건-매버릭>이란 이름과 함께 속편으로 나왔다. 영화가 후속편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본편이 너무 잘 만들어졌기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히려 전작보다 한참 부족한 영화로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이멕스 영화관에서 탑건 매버릭을 감상했다.

상영시간이 두 시간이 넘지만 마치는 시간에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이 영화는 매 순간 엄청난 장면들을 폭발하듯 쏟아냈다. 직접 전투기에 탑승해서 실전을 치르는 것 같은 느낌을 선물한다. 어떻게 이렇게 사실적으로 제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항공모함에서 발진해 이륙하는 장면을 보면 실제로 내가 이륙하는 짜릿함이 전달된다. 급하강과 급상승을 반복하는데 이글거리는 얼굴은 CG가 아니라 그냥 현장감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공군에 입대해서 항공정비를 담당했다.

탑건 1편에 미그기로 등장했던 F-5를 정비했다.

전투기의 기장은 조종사가 아니라 그 전투기의 정비 총책임자를 기장으로 한다.

조종사들은 중력을 뛰어넘으며 비행을 하기에 엄청난 압력을 받는다. 그렇기에 G-슈트를 입고서 피가 하체로 쏠리는 것을 방지한다.

피가 하체로 쏠리면 뇌에 산소가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G-슈트를 입는다.

비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조종사들은 온몸에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다. 이런 장면들을 탑건 매버릭에서 완벽하게 그려냈다.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이 톰 크루즈를 비롯해 전원이 실제 F-18에 탑승해서 연기했다. 배우들은 조종사들이 거치는 대부분 훈련과정도 소화했다.

엄청난 영화가 탄생했다.

탑건-매버릭은 1편의 10배가 넘는 1억 7,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 달여 지난 시점에 북미 흥행 수입은 4억 9,000만 달러를 넘기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벌써 9억 1,000만 달러를 넘겼다. 어디까지 흥행이 이어질지 가늠조차 어렵다고 한다. 이런 영화는 누가 만들 수 있는가.

톰 크루즈가 연기를 잘해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나. 물론이다.

톰 크루즈는 스턴트맨을 쓰지 않기로 유명하다. 직접 전투기를 몰며 영상까지 찍는다.

그러나 톰 크루즈만으론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을 이루기 위해 많은 엔지니어가 함께했다.

영화가 모두 마치면 검은 화면이 뜨면서 이름들이 나온다. 엔딩 크레딧에 영화를 완성한 공로자들 이름이 모두 나온다.

그렇기에 엔딩 크레딧도 상영시간에 포함된다.

영화의 마지막 한 장면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도 전에 영화관 스텝들은 관객들의 퇴장을 이유로 스크린 앞으로 나가고 문을 열기까지 한다.

민선 7기가 마무리되고 있다.

많은 사연을 뒤로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시점이다.

엔딩 크레딧이 상영시간에 포함되는 것처럼 민선 7기의 임기는 6월 말까지이다.

좋은 마무리가 되어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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