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진 케냐 방송국 GBS 제작팀장

105. 정말 아프리카 맞나요?

케냐 수도 나이로비 교외에 개장한 거대 쇼핑센터 투 리버스 몰(Two Rivers Maill).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6만 2,000㎡ 규모의 공간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프랑스의 대형마트 까르푸, 미국의 청바지 리바이스, 그리고 한국의 삼성과 LG는 물론 오스트리아에서 온 스와로브스키 보석상도 있다. 선진국의 쇼핑몰과 견줄 만큼 화려하고 다양한 매장들이 입점해 있다.

야외 광장에 넓게 조성된 분수대에선 음악에 맞춰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오르고, 흩어지는 물안개에는 현란한 비디오 아트가 투영된다. 물을 이용한 놀이기구인 플룸라이드가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오면 탑승객들이 내지르는 비명 섞인 유쾌한 환호가 너른 마당에 메아리친다.

쇼핑센터에서 손수레 한가득 물건을 구입한 가족 쇼핑객들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으며 즐겁게 웃는다.

모든 것이 평화롭고 풍요로워서 ‘여기가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 맞나요?’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들이 바로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신흥 중산층, ‘블랙 다이아몬드’다.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이후 아프리카 국가들은 스스로 일어서려는 노력을 해왔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아프리카의 경제는 차츰 단단해지고 있고 이제는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수도와 거점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큰물에서 성공을 낚으려는 야망 있는 인재들이 꾸준히 상경해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정치, 경제, 교육, 교통 등 다양한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1950년대 인구 29만 명 정도에 불과했던 나이지리아 라고스는 2014년 인구 2,100만 명의 초거대도시로 자라났고, 100년 전 1만 명 남짓 모여 살던 촌락이었던 케냐 수도 나이로비는 오늘날 400만 명에 육박하는 거대도시가 됐다. 활기찬 젊은 도시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변화시키고 있다.

사람이 모이고 돈이 돌면서 신흥 중산층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속칭 ‘블랙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그들은 주로 도시에 거주하며 고학력을 바탕으로 좋은 직업을 얻어 일반노동자보다 높은 소득을 올린다.

그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상품의 가격보다 브랜드, 포장, 품질에 더 관심이 많다. 특히 자동차, 가전, 건강식품 등 고가품의 소비를 주도한다.

그들은 부모세대보다 아이를 적게 낳지만 자녀들에게 더 수준 높은 사교육과 의료혜택을 베풀어 주려고 한다.

UN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중산층은 2000년에는 1억 9,600만 명, 2010년에는 3억 1,300만 명에 도달했고, 2060년에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 인구의 42%인 11억 명이 중산층 소득 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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