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태 진 케냐 방송국 GBS 제작팀장

102. 최고 인기스타 마사이족

아프리카 대륙에는 다양한 종족들이 살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3,000여 종족이 살고 있다.

태곳적으로부터 내려온 각자의 고유한 문화와 다채로운 개성을 지니고 있는 이들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조화롭게 모여 거대한 아프리카를 이룬다.

아프리카의 여러 부족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들은 단연 마사이족이다. 동부아프리카 탄자니아와 케냐에 걸쳐 거주하는 마사이족은 야생에서 소와 양을 치며 사는 유목민이다.

강렬한 붉은 천을 가운처럼 걸친 호리호리한 마사이족의 모습은 아프리카 전통문화의 상징처럼 자주 소개된다. 특히 창 한 자루로 사자와 맞서는 마사이 전사들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문명의 이기에 둘러싸여 유약해진 현대인 관점으로는 마치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초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위험 가득한 야생에서 굳세게 살아가는 마사이족. 독특한 전사계급 제도와 유목 생활,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전통의상과 장신구 등 고유한 문화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12억 명이 넘는 아프리카 인구 가운데 마사이 사람들은 20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수 민족이다.

마사이족이 유명해지며 그들의 이름과 문화를 차용하는 사례가 많다. 의상 디자이너들은 붉은색과 푸른색이 섞인 마사이 전통복장 ‘슈카’를 본떴다.

프랑스 명품브랜드 루이뷔통은 2011년 파리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마사이 느낌이 강하게 담긴 남성 의류들을 선보였다.

어떤 발명가들은 마사이족의 생활 습관에 주목했다. 들판을 장시간 걷는 마사이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모방해 만들었다는 기능성 신발 MBT는 전세계 히트 상품이 됐다.

자동차 회사 랜드로버는 광고에 마사이족을 등장시켰고, 내가 종종 찾은 커피숍에서는 케냐 AA 커피를 ‘마사이 커피’라는 이름으로 판다.

마사이 이름을 쓰는 기업들은 전 지구적 인기스타 마사이의 이미지를 등에 업고 좋은 브랜드 효과를 누린다.

그렇다면 기업은 그 이름의 본래 주인인 마사이 사람들에게 상표 사용료를 내야하는 것 아닐까? 다양한 답변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기업들이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는 않고 있다.

마사이족 역시 무분별하게 도용되는 마사이 브랜드에 지적재산권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사이 지적재산권 이니셔티브’라는 단체는 마사이브랜드를 쓰는 기업들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은 기업과 라이선스를 맺고 약 5%의 사용료를 거두어 마사이족을 위해 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MIPI 케냐지부 회장 아이삭 티아롤로 씨는 만일 기업과 대화가 잘되지 않는다면 법정다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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