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새로운 시장의 등장

아프리카 전통 시장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 어깨 쭉 펴고 걷기도 힘들만큼 빽빽이 몰린 사람들과 질퍽한 진흙 바닥 위에 서 있는 곧 무너질 것처럼 허름한 점포들, 손님을 부르는 장사꾼들의 대찬 고함소리와 어딜 가나 그득한 꼬릿하고 퀴퀴한 냄새. 혼잡하지만 한편으론 아프리카의 활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가 그것이다.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무슨 인터넷 쇼핑이냐고 하겠지만, 너무나 모르는 말씀이다.

이미 아프리카에는 미국과 영국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3억 6,000만 명의 인터넷 이용자가 있다.

다수의 아프리카 토종 전자상거래 업체가 성장하고 있고 골드만삭스, 알리바바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발전은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과 맞물려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21세기 들어 고속 성장에 돌입했다.

분쟁과 기아가 점차 해결되고 산업이 나아지면서 사람들의 소비가 늘어났다.

특히 3억 명이 넘는 중산층은 아프리카 소비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기반 산업인 IT 인프라와 엠 페사로 대표되는 전자결제 시스템 역시 아프리카에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전자상거래는 OLX, 주미아(Jumia)등 뛰어난 서비스를 갖춘 토종 온라인 유통업체가 등장하며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매켄지 앤 컴퍼니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인터넷 상거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1% 정도였지만, 오는 2025년엔 10%로 성장해 3,000억 달러(약 3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연간 전자상거래 매출은 750억 달러(약 84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전자상거래 기업 주미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2년 가전제품과 의류를 판매하는 작은 쇼핑몰로 시작된 주미아는 날로 성장을 거듭해 2018년 현재 가나,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주요 23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주미아 플랫폼을 통해 50만이 넘는 기업과 판매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500만 종이 넘는 상품들이 2초에 1건씩 거래되고 있다.

2017년 매출 총액은 5억 700만 유로(약 6,6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42% 증가한 액수다.

주미아는 2016년에 기업가치가 12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로 평가되며 단숨에 아프리카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떠올랐다.

주미아는 ‘아프리카의 아마존’으로 불리며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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