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인 49년 7개월간
총 401회 헌혈봉사 진행해
누적 봉사활동 8,000여 시간

세계 최장기간 정기적 헌혈 기록 보유자 김병구씨(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월드레코드커미티 로부터 지난 2일 인증서를 받았다.

장성군 김병구(71)씨가 최근 월드레코드커미티(WRC·세계기록위원회)로부터 ‘세계 최장기간 정기적 헌혈 기록’ 공식 인증을 받았다.

전남 보성이 고향인 김 씨는 서울서 고등학교를 재학 중이었던 1971년 입간판에 적힌 ‘헌혈이 타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문구에 끌려 헌혈하게 됐다.

1971년은 매혈 관습이 없어지고 헌혈 제도가 도입된 해로, 이후 김 씨는 꾸준히 헌혈의집을 찾아 ‘헌혈 정년’인 만 69세가 되던 지난해 4월까지 총 401회 헌혈을 했다.

전혈 헌혈 44회, 혈소판 헌혈 66회, 혈장 헌혈 291회를 했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장 기간 헌혈 기록’에 이어 이번에 세계 기록을 인정받았다.

“헌혈을 하면 새로운 피가 생기면서 건강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아직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성인병을 한 가지도 앓고 있지 않은 것은 헌혈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김 씨의 세계기록 인증 절차를 도운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현재 김 씨가 보관하고 있는 헌혈증서 398장을 소중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김 씨는 대한적십자사가 향후 박물관을 짓게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헌혈증서를 모두 기증하고 싶다.

김 씨는 전화국을 통합한 KT(당시 한국통신)에 재직하며 광주대 사진학과(야간)를 졸업하고, 2001년 초당대 사회복지학과(야간)으로 편입·졸업하면서 1급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06년 퇴직 후, 김 씨는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고자 장성으로 이사오게 됐다.

김 씨는 코로나19로 활동하지 못해 현재는 양복 제작과 농사도 지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한, 김 씨는 사진 동호회에 가입한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소록도, 애양원 등 전국의 나환자촌, 장애인시설 등을 다니며 노인 2,000여 명의 영정 사진을 찍어 기증했다.

또 빛고을예술봉사단의 일원으로 15년가량 활동하며 소외 계층들을 위한 공연 사진 촬영 봉사를 했다.

봉사활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는 김 씨의 수많은 봉사활동 중, 제일 기억에 남는 분은 소록도에 거주하던 나환자 이 씨다. 두 팔과 다리가 없는 이 씨를 도와 식사도 돕고, 씻겨주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만큼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헌혈은 정년으로 못하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진다면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고 싶어요.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자격증도 다 따고, 교육도 다 받아놨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하고 있죠.”

코로나가 잠잠해진다면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김 씨.

“앞으로도 봉사활동 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봉사활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살아 있음을 느끼거든요. 또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고 헌혈기록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입니다. 이번 세계기록 인증으로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로 하여금 헌혈에 참여할 수 있는 본보기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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