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읍·면 경로당 및 센터에
70~80대 어르신 200여 명 대상
찾아가는 한글교실 운영 호평
"책 읽는 즐거움 찾아 재미 쏠쏠"

한글날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장성의 성인문해교육을 위한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이 한창이다. 장성 충무 2동 노인회관 2층 한글교실에서 7명의 어르신들이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을 배우고 있다. 올해를 평생교육의 원년으로 삼은 장성군은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2021년 성인문해교육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도비 등 4500만원을 확보해 지난 7월 부터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열었다.

장성군이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2021년 성인문해교육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도비 등 약 4,500만 원을 확보했다.

지난 2월 평생 교육협의회를 발족했으며 약 200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올해 7월 부터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본지는 한글날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활발한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장성 충무 2동 마을회관을 찾아갔다./편집자주

읽는 것에 자신이 없어 성경도 남들 앞에서 자신있게 읽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읽는 것에 자신이 생겼어요. ” ,“젊었을 때 몰랐던 것들을 배우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다음에는 무엇을 배울지 기대가 됩니다.”

최근 장성군에서 추진하는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공부’에 참가하는 어르신들의 낙은 한글교실이 열리는 화요일과 목요일이다. 평생 배움에 목말랐던 어르신들에게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공부’는 삶의 즐거움을 불어넣었다.

한글날을 이틀 앞둔 지난 10월7일. 히끗히끗한 머리를 단정히 정리한 할머니 5명과 할아버지 2명이 책가방을 매고 장성 충무 2동 마을회관 2층에 올랐다.

의자에 착석한 어르신들은 오자마자 책을 펴 어떤 내용을 배울지 기대감 어린 얼굴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수업이 시작한 후 딱딱한 의자와 구부러진 허리에 아플 만도 하지만 누구도 내색 없이 반짝이는 눈으로 앞을 바라봤다.

장성고등학교에서 정년 퇴직후 어르신들을 위해 한글교실 강사로 나선 황의갑(68) 강사는 "우연히 장성군에서 한글교사 모집으로 한글교실에 참여하게 됐지만 어르신들이 열심히 따라오는 모습 을 보면은 마음이 참 뿌듯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 잊어버렸다며 포기하셨던 어르신들이 물을 주면 쑥쑥 자라나는 콩나물 처럼 기억이 회복되고, 또 배웠던 것들을 다른 분들에게 다시 가르쳐 주는 모습을 볼때 마다 보람차다"고 전했다.

군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한글 교실'에 모인 어르신들은 뒤늦게 한글및 역사 공부에 그 어느 때보다 보람차다.

어르신들의 배움의 열정은 여느 대학생들보다 높다.

옛날 우리 사회 깊이 뿌리 내렸던 남아선호 사상 탓에 공부할 수 없었던 어르신들과 농업에 바빠 배움의 여유가 없었던 탓에 한글교실 학생 대부분은 70∼80대 할머니들이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한글교실을 다니는 이유는 배움에 대한 아쉬움 이다.

배우기에는 늦은 것 같아 망설이다 마지막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참가했다.

충무2동 마을회관에서 공부 중인 한 어르신은 "성당에서 미사가 적힌 종이를 남들만큼 읽고 싶어 7월 한글교실이 열리자마자 바로 참가했다.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어려움도 있었지만, 받아쓰기를 하며 한글자 한 글자 옳은 받침을 배울 때마다 가슴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말할 줄도 알고 어렴풋이 한글을 이해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적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선생님께서 하나하나 가르쳐줄 때 마다 행복하고 고맙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지식이 쌓이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때 자신감이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과 대화하고 또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세상을 알아가는 것에 행복하다.

예전엔 부끄러워 나서지 못했던 일에도 나서게 됐다.

한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조사한 2020 성인문해능력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문해능력 중 일상생활에필요한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불가능한 수준1은 4.5%가 차지하며, 초등3~4학년 학습이 필요한 수준2는 4.2%, 중학교 학습이 필요한 수준3 11.4%를 차지한다. 총 890만 명 정도가 문해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특히 수준1~3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이 48.8%를 차지하며, 농산어촌이대도시 및 중소도시보다 34.5%로 높게 나왔다.

장성은 관내 20세 이상 성인 인구33,456명 중(통계청, 2015년 기준), 초등학력 미만 인구 3,983명이 초등학력 미만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국4.1%에해당하고, 장성 내에서 12%가 문해교육이 필요하다.

군은 이에 따라 지난해 2월5일 장성군 성인문해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문해교육사 24명을 배출해, 올해 7월초부터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군은 국비와 군비를 합쳐 총 4,500만원을 한글교실에 지원하고 있으며, 장성읍, 진원면, 남면, 동화면, 삼서면, 삼계면, 황룡면, 서삼면, 북일면, 북이면, 북하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총 19개 장소에서 한글교실을 통한 교육격차 해소에 힘쓰고 있다.

저작권자 © 우리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