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김순복씨

영광군 영광읍 자택에서 김순복씨가 작년 한해 동안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준 아난순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미소짓고 있다.

[606호 고사미 주인공인 오서윤씨가 추천한 배상희씨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뷰를 고사함에 따라 이현임씨가 추천했던 김순복씨의 인터뷰로 이번주 고사미를 이어갑니다.]

“별것 아닌 일 이었는데 이렇게 말해줘서 부끄럽네요. 오히려 이현임씨께서 제가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면 놀러가자며 챙겨주는데 그게 더 고맙죠.”

이 씨가 인터뷰한 아플 때 곁에 있어준 정다운 이웃들 중 한사람인 김순복씨(67)는 이 씨의 인터뷰 내용에 응당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봉사를 하며 남을 돕고 지낸지, 벌써 32년차다. 단 한 번도 봉사를 쉬어본 적이 없다. 봉사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한 적도 있지만 봉사단으로의 활동은 성격상 맞지 않아 개인적으로 손이 닿는데까지 동네방네 어려운 곳을 찾아 다녔다.

힘들 때도 힘들지 않을 때도 봉사정신으로 무장했다. 천직이 봉사라고 할 만큼 봉사 하나 만큼은 진심을 다했다.

김 씨는 영광에서 태어난 영광토박이로 영광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누가 어떻게 지내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만나지 않고도 짐작하고도 남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마음이 많이가 코로나 이전에는 종종 옷가지를 지원받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 외국으로 관광을 나갈 때면 그 나라에 있을 아이들과 어려운 사람들이 먼저 생각에 자리잡았다.

결국 자신의 물건은 미뤄둔채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생필품과 옷들 , 소정의 돈으로 짐을 가득 채워가 나눠주고 옷 한벌만 입고 귀국하는 일들이 허다했다.

“옛날부터 어려워보이는 어린 아이들과 사람들이 있으면 돕지 않고는 못 버텼어요. 천성이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필요한 곳이 있으면 반찬도 해가고 따로 챙겨주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코로나도 있고 해서 못봐서 아쉬운 마음이 있죠.”

봉사활동은 김 씨의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마냥 주변으로 부터 칭찬의 말을 듣게 하지도 않았다. 제 몸도 건사하기 힘든 나날에 봉사를 하면서 불편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보답 받지 못하는 일방적인 사랑에 마음이 쓰린적도 많다.

그러나 김 씨는 마음이 여렸던 어머니를 닮아 도움을 요청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부족한 점이 보이면 하나라도 챙겨야지 마음이 편하다며 미소지었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낯선 타지로 이주해 온 다문화 가정들을 작게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김 씨의 소소한 행복이다.

따뜻한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김 씨가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은 이웃사촌인 아난순씨다.

아난순씨(82)는 나이 차가 나는 동네 언니로 마을로 시집을 온 순간부터 알고 지냈다.

처음에는 보통의 동네 토박이로 생각해 인사만 하고 지냈지만 시간이 지나며 떠나가는 사람들속에 남아있는 사람은 몇 남지 않았다.

그 속에서 어려운 일들을 공유하며 서로 의지를 하고 지내기를 몇 십년이 지났다. 그러다 작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든 나날을 보낼 무렵 아 씨가 많이 위로가 됐다.

본인도 어려움이 닥쳐 힘든 상황이었지만 같이 울어주며 감정을 공유하는 동안 김 씨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상처도 많이 받고 환경적으로도 너무 벅차서 어두운 생각도 많이 했었죠. 언니가 말해준 위로의 말들이 아니였으면 큰일났을 거예요. 정말 고맙습니다.”

김 씨는 아 씨에게 “앞으로도 건강하게 서로 의지하면서 잘 살아보자”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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