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이 1년 동안 아르헨티나에서 해외 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이왕 봉사활동을 가려면 고생하는 곳을 찾아보자며 결정한 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있는 아르헨티나였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초원과 대륙의 끝이라는 '우수아이아'가 있고, 사계절 빙하를 볼 수도 있는 나라였다. 가족들이 아들 보러 간다며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던 기억이 지금도 삶의 엔돌핀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큰딸이 같은 해외 봉사 프로그램으로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1년을 보냈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말라위를 다녀왔는데 치안이나 환경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며 저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본인의 딸을 아프리카에 보낸 것처럼 걱정이 태산이었다. 나는 완벽하게 평안할 수 있었는데, 아프리카를 모르기 때문이었다.

딸을 보러 가기 위해 가족들이 아프리카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프리카를 접해본 것은 동물의 왕국이 전부였기에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 도착하는데 신기했다. 한 나라의 수도이고 국제공항인데 상공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국제공항에 걸맞은 활주로나 공항 대합실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항 대합실 수준은 딱 영광 버스터미널과 비교가 될 듯한데 모든 수속은 컴퓨터가 아닌 수기 작업을 통해 이뤄졌다. 21세기에서 타임머신으로 1970년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처음 도착한 아프리카 말라위는 내가 동 시간대에 이들과 함께 살고 있었던 사실을 깨우쳐 주는 시간이었다. 종일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 삽을 들고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다. 앰뷸런스에 실려 갈 듯한 무더위인데도 이들은 종일 땅을 팠다.

하루 일당이 우리나라 돈으로 1,000 원인데, 이마저도 일이 없어 놀고 서 있어야 한다는데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이들은 우리의 아름다운 이웃이었고, 그동안 몰랐고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을 뿐이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로 정국이 혼란스럽다. 4단계를 연장하면서 오후 6시 이후에는 모임이 어렵게 됐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설명하기 불가한 지경이 됐다. 코로나 확진자의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은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2차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도 돌파 감염 사례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그만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방역 당국의 방어 전선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는 영국발, 인도발 바이러스가 등장했고, 여기에 마치지 않고 델타 플러스 등 백신을 무력화 하기 위해 바이러스들도 변이를 거듭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천 명, 수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이 확산하면 할수록 스스로 무장력을 키우는 변이를 거듭하게 된다.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금 전 세계를 장악했다. 이런 현실은 우리만 잘해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함께 노력하고 대처해야 한다. 나만 괜찮다고, 우리만 백신을 접종했다고 코로나로부터 해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인도의 방역이 무너지면서 인도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무너지는 현실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공공연하게 선포하고 있다. 트럼프니까 그렇겠거니 했는데 바이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은 생지옥으로 변했다.

수도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해 숨지는 10대 청년들의 소식도 들려왔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미국의 일방적인 결정의 산물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동맹국도 이웃도 즉시 손절 할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나와 우리만 생각하고 살아가는 결과가 어떤지 코로나바이러스가 분명하게 보여주는 데도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나라가 멍청하고 아둔해 보이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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