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이로 - <아프리카, 좋으니까>
송태진 케냐 방송국 GBS 제작팀장

61. 지구 최악의 ‘살인범’

해마다 많은 사람이 동물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는다. 우리는 종종 민가를 공격한 식인 사자는 맹독을 품은 독사의 위험성에 관해 듣곤 한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은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은퇴하고 자선 사업가로 변신한 빌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에 가장 위험한 동물 순위를 게시했다.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가를 기준으로 매긴 섬뜩한 자료다.

그에 따르면 1년에 10명이 상어에게, 100명이 사자에게, 500명이 하마에게, 1,000명이 악어에게 목숨을 잃는다. 의외로 25,000명이나 개에게 물려 광견병으로 사망한다. 뱀한테 물려 죽는 사람은 무려 5만 명이나 된다.

그러나 1위 ‘살인범’에 비하면 그 피해가 그리 심한 정도는 아니다. ‘그놈’ 때문에 연간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고 100만 명 이상이 생명을 잃는다.

이 무서운 능력을 갖춘 괴물은 바로 모기다.

어젯밤 당신의 귓가에서 윙윙거리던 주둥이 뾰족하고 성가신 그놈은 말라리아, 황열, 뎅기열, 뇌염, 지카 바이러스 등을 옮기며 인간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치고 있다.

아프리카 여행을 앞둔 한국 사람들도 모기를 가장 두려워하지 않을까 싶다.

아프리카로 여행을 가는 친정어머니에게 귀국한 후 3달 동안 손자에게 접근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도록 했다는 딸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다. 그만큼 눈으로 볼 수 없는 아프리카산 병원균에 대한 공포는 크다.

TV에서는 말라리아, 에볼라 등이 창궐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사망자를 천으로 덮어 옳기는 섬뜩한 모습을 보여준다.

말라리아야 어떤 병인지 알면 예방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사고는 주로 방심했을 때 일어난다는 걸 기억하자.

프랑스의 샤를 루이 라브랑 박사가 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사실을 밝혀낸 지 100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완벽한 말라리아 예방 백신은 아직도 개발되지 않고 있다.

한국인이 아프리카에 갈 때 우리나라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은 먹는 동안에만 효과가 있어서 체류 기간 내내 먹어야 한다. 일정이 2~3주인 단지 여행자라면 안전을 위해 말라리아약을 먹길 추천한다.

한국에서 처방받는 말라리아약의 가격이 꽤 나가기 때문에 여행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여행자들 사이에는 안 먹어도 상관없다는 의견도 더러 있다.

그런데 말라리아약을 꾸준히 먹었다고 해서 100% 예방된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말라리아의 종류는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서 약을 먹더라도 병에 걸릴 수가 있다.

아직 완벽한 말라리아약을 개발 되지 않았다. 그런 약이 있었다면 1년에 사람이 100만 명 씩 이나 죽지도 않을 것이다.

언제든지 나에게 말라리아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최선의 방법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놈들은 주로 밤에 활동하며 사람을 문다.

잠자리에 모기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꼭 모기장을 치고 자야 한다. 또 모기장에 구멍이 났는지도 꼼꼼히 점검하자.

모기는 주로 침대 밑이나 옷장 속 등 음침한 곳에 숨어있다. 스프레이 살충제를 구석구석 잔뜩 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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