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군남 장혈마을 김성일씨
할아버지서 시작된 나눔 가풍
아버지 ‘어른 공경’ 강조
830여곳 어르신께 이불 나눠
“어르신 돕는 것이 나의 행복”

지역 어르신들에게 나눔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농업인 김성일씨가 해맑게 웃고 있다.

“할아버지 때부터 이웃을 생각하고 효도하는 삶을 배워왔어요.”

주변 어르신들이게 나눔을 실천하는 김성일(54)씨를 지난 1일 군남면 장혈마을 칠곡 정미소에서 만났다. 3남 2녀 중 둘째 아들로 슬하에 2명의 아들이 있다.

170츠의 키에 마른 체고, 따뜻한 눈매로 눈길이 갔다.

장혈마을에서 태어나 39년간 농업만을 한 김 씨가 어르신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17살 무렵부터 100여 명의 동네 주민들의 상여를 나르면서부터다.

“당시에 자식들 뒷바라지하며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상여를 메고 갔다가 오는데 사람의 인생이 허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죽어서는 아무것도 남질 않는데 살아생전에 자식들을 위해 고생만 하다 가시는 분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김 씨의 조부는 지난날 효부상을 받고 부친은 늘 주변 어르신들을 생각하실 만큼 어른 공경을 중요시 여겼다.

김 씨에 따르면 아버지 김평호씨는 “항상 어른을 공경하고 농사로 돈을 벌면 적어도 막걸리 한 잔이라도 대접하는 삶을 살아라”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김 씨는 어르신들을 위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김 씨는 결혼후 몇 년간 어버이날을 맞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 마련하는 것을 계기로 작게나마 나눔을 실천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져 가슴 한켠에 “언젠가 어르신들을 위해 나서겠다”는 마음과 함께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삶이 바빠 나눔의 뜻을 숨기고 지내던 중 몇 년전 모친이 입원했다.

부모님 생전에 좋은 효도를 해야한다는 깨달음과 함께 동네 어르신들에게도 나눔을 실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혼자 계획하던 기부와 나눔은 면장님과 친한 동생에 의해 번져나가 이틀에 걸쳐 지난 2월 말 2300만 원 상당의 이불 나눔을 하게 되어 830곳의 노인 가구에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김 씨의 행복의 기준에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부자로 살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죠. 옛날에 힘든 일이 많았어요. 농사를 지으면서 어려움도 많았고 고생도 엄청 했죠. 하지만 나는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돈을 벌면 음식이라도 나누면서 살아야겠다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조용히 주변을 돌아보며 살고 싶다는 김상일씨. 그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다.

“어르신들을 돕다 보면은 무엇보다 제가 행복졌습니다.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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