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1년 동안 달려도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코로나19는 삶의 변화를 가장 많이 가져온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미국 나사 주도로 화성탐사선을 보냈는데 지국에서 화성 궤도에 도달하고 화성 대기권을 통과해 착륙하는 과정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앞마당을 찍어서 보는 것처럼 선명한 파노라마 사진들은 화성이 옆 동네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오게 할 만큼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런 시대에 코로나가 시작됐고, 코로나는 변화를 거듭하며 여전히 살기가 등등하다. 인류는 역사상 최단시간에 백신을 만들어냈다.

각국에서 경쟁하듯 백신을 개발했고, 백신 확보 전쟁을 벌이며 접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백신을 투약 받기 시작하면서 이상 증세 신고 사례가 수천 건에 이르고 사망자가 발생하지만 접종은 계속되고 있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령층부터 젊은 20대까지 이상 증세가 있지만 국가적인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위해선 전 국민의 85%가 접종을 마쳐야 하기에 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얼마 전 딸이 언론에 등장하는 백신의 부작용들을 보면서 물어본다.

“아빠. 일반 국민들도 하반기에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는데 백신 맞을 거예요?”

여러 질병에 따라 백신이 다르겠지만 코로나19처럼 다국적이며 다양한 백신이 있을까 싶다.

시급성에 따라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2상이 마쳤을 분인데 시판에 들어가면서 우려를 불러오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오히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는 오히려 영국발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

딸에게 말했다.

“백신은 맞아야지.”

“국가에서 추진하는 사안은 따라야 해.”

불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좋은데 괜히 백신 맞고 오히려 코로나19에 걸리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가적인 중요 사안에는 개인의 사고보다는 국가를 믿고 따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부모와 생이별을 하는 가족도 생겼고,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듯 신작로처럼 평탄하던 사업이 부도 직전으로 몰리는 일까지 삶의 파괴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요양원이나 중환자실에 있는 가족은 면회 자체가 안된다. 죽어서 화장이 된 후에 가족의 품에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결혼식을 온라인 중계로 하는가 하면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인해 결혼을 앞두고 상견례를 하는데 자리를 따로 만들어서 거리를 두고 인사하는 웃지 못할 광경을 종종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어려운 업종은 아무래도 여행업이 첫 번째로 꼽힐 것이다.

지난해 1월에 어머니와 가족들, 회사 직원들과 함께 15명이 일본 온천여행을 다녀왔었다. 어머니는 큰 수술을 하고 거동이 불편했었기 때문에 영광에서 휠체어를 마련해서 출발해야 했다.

온천여행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할 때 코로나19 이야기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때가 어머니와 동행하는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몰랐다. 코로나19 정국에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2005년 아버지가 떠나셨던 날이 기억에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어제까지 맑고 좋았던 날씨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부터 한 달 동안이나 눈이 내렸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슬픔을 달래기는 쉽지 않았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넷째 설아가 태어났다.

아버지가 가면서 찾아온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의미하고 새롭게 피어나는 싹을 생각해 이름을 설아라 지었다.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남달랐다. 한겨울 살을 하는 추위와 싸우며 노점상을 하시며 가장의 역할을 하셨다.

세상을 떠나시기 전 정신이나 육체가 허약해져서 걸음걸이가 어려워지고 정상적인 대화가 어렵지만 본인보다 자식들 먹는 것을 먼저 챙기셨다.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에서 동시에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을 개발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데 코로나 19의 변이 속도는 백신 개발 속도를 뛰어넘고 있다.

코로나19에 지쳤지만 봄이 오면서 상춘객들로 유원지마다 사람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만큼은 확실하지만 봄의 자유를 기다리는 소망과 봄의 자유를 차단하지 못함이리라.

확진자는 여전히 일일 400명대를 기록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은 진행되지만 확진자 발생은 여전하다. 걸어 잠근 국경은 몇 개 나라에 조건을 걸면서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은 여전히 코로나19의 맹위가 멈추질 않지만 우리의 마음에 코로나19 봄은 이미 찾아온 듯하다.

마음은 온천여행을 하고 있고, 북유럽을 여행하고 있다. 미국을 다시 한번 횡단하고 있고, 아프리카의 모래바람을 맡고 있다.

코로나19의 봄은 이미 내 옆까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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