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 참여한 미술작품
각종 공모 사업으로 생겨나
예술,경관 수준 높여 긍정적
반면 공공미술 관리 미흡해
체계적인 관리·감독 절실해

함평지역 관내에 벽화를 포함한 공공미술에 대한 제도적 관리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공공미술은 지역 주민이 참여한 미술활동으로 문화를 통한 지역공간의 품격 제고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반면 지역 곳곳에 벽화가 생겨나면서 이를 위한 군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도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벽화 등 공공미술은 농촌재능나눔 공모사업, 마을공동체 만들기 공모사업, 교육 사업 등 각종 사업을 통해 함평군 읍·면 곳곳에 들어섰다. 또한 마을학교 등의 마을교육공동체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진 벽화 등 미술작품도 있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단조로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예술과 경관 수준을 높인다는 데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읍내 주요 시가지에 미술작품을 설치하고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창작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조형물 설치와 벽화 등이 포함된다. 함평공영주차장에 꽃무릇공원, 함평만 낙조, 양서파충류전시관, 지속가능한 삶이라는 주제의 벽화가 들어섰고, 읍내 음식점과 전통시장, 주유소, 골목길 등에 지역 정서와 밀접한 주제의 벽화가 제작됐다. 이들 벽화는 지역 정서와 동떨어져 주민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우려로 인해 지역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주제로 선정됐다.

함평읍의 한 군민은 “늘 색이 바래져 우중충해진 건물 외벽이 벽화로 채워지니까 확실히 눈길도 가고 주변 경관도 함께 살아난다”고 말했다.

대동면의 한 군민은 “최근 마을학교에서 벽화 사업을 해 학교나 굴다리에 멋진 작품이 생겨났다.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해 꿈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한 작품이 설치돼 한 번씩 가서 보게 되고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기뻐해서 좋다”고 말했다.

반면 곳곳에 생겨난 벽화 등 공공미술에 대한 관리·감독 등 제도적 방안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경우 작품 설치 완료 후 공모에 선정된 작가팀이 3년간 무상으로 관리하며, 이후에 함평군 문화관광체육과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포함한 각종 벽화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 방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동안 지역 벽화 작품에 대한 현황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담당 실과에서도 맡은 사업을 제외하고는 지역의 벽화 등 공공미술 작품에 대해 실질적으로 관리에 대해 손을 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함평군에는 ‘함평군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가 마련돼 있지만 이 조례는 공공시설물 등 군이 총괄하는 공공디자인업무에 대해서만 관할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금액의 사업을 주로 경관위원회에서 심의하다보니 소규모 예산의 사업은 심의 대상에서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공공디자인 등 시설물에 대해서 디자인과 주변 경관에 맞춰 심의를 진행하고 있나 조례에 근거해 진행하다보니 벽화와 같은 미술작품에 대한 관리는 실질적으로 군에서 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주민이 참여한 작품뿐 아니라 공공의 공간에 생겨나는 미술 작품이 지역 정서와 멀거나 사업추진을 위한 목적으로 생겨난 작품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관리되기 위한 조례 제정 등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함평 군민은 “좋은 취지로 제작된 미술 작품이 만들어지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해 좋은 결과물을 이끌어 내는 것도 좋지만 현재의 작품들이 관리가 안 된 상태에서 앞으로 새로운 작품이 계속 생겨나게 된다면 오히려 흉물로 변하게 될 우려도 있다. 이를 위해 군 차원의 조례나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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