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맘톡]29. 귀농 9년차 워킹맘 김명순 씨
천안서 남편 만나 함평 내려와
슬하에 초등생 자녀 2명 키워
학교활동 참여해 지역 가까워져
일자리 부족한 함평, 폭 넓어져야
귀농·귀촌인 위한 주거 공간 마련

함평군 손불면 귀농인이자 워킹맘인 김명순씨가 지난 20일 지역 일자리와 귀농ㆍ귀촌인정착과 관련해 대화를 이어갔다.

강원도 홍천에서 함평군 손불면로 옮겨와 산지 9년차. 인생의 진로가 함평으로 이어질 줄 그 누가 알았을까.

김명순(44)씨는 그동안 여러 직장을 거치면서 워킹맘으로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손불면에서 나산면까지 출퇴근하는 삶을 반복하고 있지만 마음은 훨씬 안정됐다.

김씨는 천안에서 남편을 만나 현재 초등학교 5학년, 1학년인 딸과 아들을 키우고 있다.

함평이 고향인 남편을 따라 살게 된 터전이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열심히 살려고 치열하게 살다보니 함평까지 오게 됐네요. 그런데 살던 데가 아니기도 하고 면허증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다보니 우울증까지 찾아왔었어요. 그러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나서 학교 활동에 참여하면서 지역과 가까워지게 됐어요.”

손불초등학교에서 그동안 학부모회장, 운영위원회 등의 활동을 통해 가까운 인연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나면서부터 낯선 땅은 삶의 터전이 됐다. 김 씨는 시골이 젊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낯설 수 있다고 말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몰라도 문제가 안 되는 도시와는 달리 시골은 문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어딜 가느냐 물을 정도로 서로 가깝게 살아요. 정도 넘치고 사람들은 참 좋은데 먹고 사는 게 문제죠.”

맞벌이 부부인 김 씨는 현재의 직장을 갖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동안 장사도 해보고 여러 일을 거쳤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기는 쉽지 않았다.

바로 할 만한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구인구직사이트인 워크넷이나 군청 홈페이지를 수십 번 확인해도 일자리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일자리 문턱이 너무 높아요. 함평 내에 있는 공단도 사람을 잘 안 구하기도 하고 자격증이 없으면 못해요. 주위에 보면 광주에서 함평으로 일하러 많이 오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시골은 맞벌이가 아니면 살기 힘들죠.”

김 씨는 살맛나는 함평을 위해서는 청년뿐 아니라 기존 거주민을 위한 일자리 폭도 넓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 중에서는 젊은 층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요양원 일도 젊은 사람들이 하기는 쉽지 않죠. 예로 들어 아이 엄마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싶어도 아이 키우면서 자격증 준비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겠어요.”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이라 물가가 저렴할 줄 알았지만 생각 외로 아니었다.

집값도 물론이거니와 젊은 사람들이 이주해서 살기에는 실질적으로 현실적인 한계가 많다는 것.

김 씨는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마을 곳곳에 방치된 빈집을 활용해 주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귀농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땅을 구하기가 어렵고 재산의 여유가 없으면 먼 나라 이야기에요. 지원사업도 조건이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건데 귀농인 정착을 위한 현실적인 사업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해요.”

저작권자 © 우리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