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성 마을학교 사례 속으로

동화골마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텃밭에 직접 설치할 표지판을 꾸미고 있다.

폐교 위기 놓인 학교 살리기 위해지역 초교 학부모들 직접 움직여삼서온·동화골·솔바람 등 창립돼학교 유무가 마을 존립 좌우해“마을과 교육공동체 상생 필수적”

폐교 위기의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 이를 위해 장성 지역의 학부모들이 직접 움직였다. 핵심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었다. 아이가 없는 어른만 남는 마을이 과연 지속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은 결국 학교를 되살려 인구를 유입하는 것이었다.이를 위해 장성 지역에서도 마을학교를 하나 둘씩 설립하게 되고, 아이가 머무는 지역, 삶을 위한 교육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까지 달려오고 있다.

총 10곳의 마을학교가 운영 중인 장성 지역에는 도지정 마을학교인 삼서온 마을학교와 군 지정 마을학교 9곳이다. 이 가운데 삼서온과 동화골, 솔바람 마을학교 사례를 살펴보았다.

●삼서온마을학교, “학교가 존재해야 마을이 존재”

재작년부터 삼서온 마을교육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는 삼서온마을학교(대표 박종님·이하 삼서온)는 아이들과 함께 한 지 5년 차이다. 삼서온은 주요 활동지인 드림빌을 거점으로 삼서면 관내 초·중학생,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다름을 존중하고 모두가 주인으로 성장하는 삶의 배움터’란 비전 아래 폐교 위기에 처했던 삼서초등학교를 살리고자 학부모회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이는 젊은 사람들이 오기 위해선 학교가 존재해야 하고 이를 통해 인구유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삼서도 죽어가는 마을로 변하는 것은 삽시간이었다. 설립 초기 마을에서 조차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학부모회, 마을주민, 이장단 등에서 참여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삼서초교 교사와 마을학교 임원진이 참여한 가운데 월례회의를 가지는 등 주민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서온은 현재 8명의 마을교사가 활동 중이며, 올해 새롭게 임직원을 선출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마을반딧불 공부방△자치리더쉽캠프△문화공감의 날△다문화 학부모 한국어교실△사랑의 몰래싼타 등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박종님 대표는 “마을과 학교가 결합할 시 프로그램과 공간이 더욱 확장된다. 학교 안에서 할 수 없는 것을 마을에서 해줄 수 있다. 마을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내가 이곳에 소속된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심겨주고 청소년 인성문제도 가르치고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마을학교를 통해 어른들 스스로도 ‘본이 되는 어른’이 되기 위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서온마을학교가 지난해 초.중 지역이 함께 그리는 마을벽화를 진행한 모습.

●동화골마을학교, 마을과 교육공동체의 상생

동화골마을학교(대표 석민철·이하 동화골)는 학부모들이 학교 안에서만 이뤄지는 한계를 느끼며 마을과의 연계를 통한 교육을 지향하면서 2018년 최종 설립됐다.

지난해 마을교육공동체까지 확장되며 운영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다. 아직 지역사회와 협력하기까지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나 학부모들의 자발적 자원봉사를 통해 청소년을 위한 인성 교육 등 갖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펼쳐오고 있다.

장진영 동화골마을학교 사무국장은 “올해 동화초교 신입생이 2명밖에 안될 정도로 지역 인구 소멸이 심각해져가고 있다. ‘동화초교를 살리자’라는 취지에서 시작한 만큼 학교가 존재햐야 마을이 순환된다.

학교는 마을을 살리는 기관이다. 마을교육공동체와 마을공동체가 어떻게 상생할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30여명의 아동이 참여하고 있으며 주요 활동지는 동화초등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청소년동아리활동지원 △숲속밧줄놀이터 △어린이농부학교 △파자마파티 △인문학강좌 △마을축제 △몰래산타 △어촌마을학교연계활동 등이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학교 교육과정 내 ‘수요일 방과 후 없는 날’에 낭만소잉, 책먹는 여우, 어린농부학교 등의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장 사무국장은 “성인문예학교를 운영하며 글을 못 배웠던 어르신들께서 졸업식 날에 그렇게 뿌듯해하셨다. 자녀들까지 졸업식에 올 정도로 이런 프로그램들이 누구에게는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또한 어른과 젊은 층의 교류가 더욱 협소해진 요즘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은 주민과 주민을 연결하고 생기가 도는 마을로 이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학교는 지역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가야 된다. 이를 위해 지역민들의 인식도 전환해야 하고, 지역 누구나 참여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솔바람마을학교가 지난해 12월2일 진원동초학생들과 학부모가 참여한 가운데 김장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혁신학교의 연장선’ 솔바람마을학교…학부모가 핵심주체

혁신학교의 연장선으로 뻗어 나온 솔바람마을학교(대표 권오산·이하 솔바람). 2018년 12월 창립됐지만 마을학교의 형체를 가지면 운영된 지는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진원동초등학교 학부모회가 중심인 솔바람은 일찍이 진원동초가 무지개학교로 선정돼 운영될 당시부터 마을학교를 추진하자는 움직임이 일렁였다.

지난해 마을교육공동체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장성교육청 지정 마을학교로 정식 등록됐다.

지역 내 총 72가구 중 학부모 회원 54가구가 참여 하고 있으며, 진원동초, 졸업생들 위주로 참여중이다. 즉, 솔바람은 학부모가 직접 마을학교를 기획하는 중심축이 됐다.

이에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성장’한다는 비전 아래 ‘자치와 자발’, ‘참여와 협력,‘공동체’,‘시민성’이라는 가치를 두고 있다. 솔바람의 핵심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기본 교육을 넘어선 삶을 위한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생태노작활동▲솔바람 동아리▲우리문화알기▲슬기로운 방콕생활▲진원동달빛 가족 캠프▲마을학교송년파티▲마을활동가교육 등이 있다.

권오산 대표는 “솔바람의 핵심주체는 마을주민이자 곧 학부모이다. 우리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지속가능한 마을학교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해나가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섞여서 같이 하는 게 중요하다. 삶을 위한 교육이고 전체 교과과정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 수업과 연계된 것을 통합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또 학교와 마을이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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