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에 찾아본 영광·장성·함평 내 소 관련 지명 유래는]
전국 소 관련 지명 분석 결과
전남지역이 28%…204개 최다
장성 17개, 영광 14개, 함평 8개
“소 아끼면 마을 번창” 문화 담겨

영광군 군남면의 한 고개 이름은 ‘한우재’다. 고개가 한가한 소의 형태를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낙월면의 한 마을 이름은 ‘소뿌리’다. 각이도 옆에 소각이도가 있는데 그 섬의 형태가 소의 뿔과 같아서 마을 이름을 소뿔이라 부르게 됐다는 유래가 전해져 온다.

장성군 황룡면의 한 고개는 산맥중에 장군대좌라는 혈맥이 있어서 장군이 병졸들을 먹이기 위해서 소를 죽였다고 해 ‘살우치’라 부르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올해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를 맞이해 전국의 고시지명을 분석한 결과, 소와 관련된 관련된 지명이 총 731개로 용(1261개), 말(744개)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전국에서 소 관련 지명이 가장 많은 곳은 전남도다. 총 204개(28%)로 집계됐다. 도내 시 군별로는 신안군이 우이도(牛耳島) 등 25개로 가장 많고, 영암군 18개, 장성군 17개 순이다. 이어 영광군 14개, 함평군 8개로 조사됐다.

글자별로 살펴보면 ‘우산(23개)’, ‘우동(9개)’, ‘우암(8개)’ 등의 순으로 소 관련 지명이 전국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지명의 종류별로는 마을(566개, 77.4%)이 대다수이며, 섬(55개 7.5%), 산(53개, 7.2%)의 순이었다.

장성지역의 소 관련 지명을 살펴보면 17곳 대부분이 마을 지명이다. ‘우동’, ‘모현’, ‘초정’, ‘우라리’, ‘통안’, ‘우치’, ‘우동’, ‘와곡’, ‘우봉’ 등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이름 지어진 곳이 대다수다.

장성군 삼서면에는 마을 뒷산이 소의 형국으로 앞에는 소가 먹을 수 있는 샘이 있다고 해 ‘소갈’이라는 마을이 있다. 또 소의 형국이 있는데 소의 뿔에 해당된다 해 ‘대각정’이라 붙여진 마을도 있다.

영광지역에도 ‘축장’, ‘좌우두’, ‘와우’ 등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이름 붙여진 지명이 많았다. 대부분 마을 뒷산의 지형이 소의 형태와 닮아 이름 붙여졌다.

영광군 홍농읍에는 바다 건너 법성진터가 편안히 누워 있는 소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마을의 위치가 그 소의 여물이 된다 해 ‘매물고지’라 하다 최근 ‘목맥’이라 개칭된 마을도 있다.

함평지역에는 총 8곳의 소 관련 지명 중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해 이름 붙여진 ‘우평’ 마을, 마을 뒷산 지형이 소와 닮아 이름 붙여진 ‘방우동’ 마을이 있었다.

함평군 해보면에는 구부러진 소뿔과 활등 모양으로 구불구불한 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라 해 ‘각궁’이라 이름 붙여 ‘상각궁’마을, ‘하각궁’마을로 나눠 불리는 곳도 있다.

소와 관계된 농기구 관련 지명도 있어 눈길을 끈다. 농경문화 중심인 우리나라에 소뿐 아니라 관련 농기구가 땅이름에도 반영된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장성군 삼계면에는 마을 지형이 소의 구유처럼 생겼다 해 구수동이라 하며 안쪽에 있다 해 ‘내구’라 붙여진 마을이 있다. 또 마을이 소여물통 형국이라 ‘양치’라 부르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이후 ‘염치’라 붙여진 마을도 있다.

영광군 백수읍에는 마을 모양이 소가 누워있는 것처럼 생긴 산의 앞쪽에 위치해 소의 여물통에 해당한다 해 ‘구시미’라는 마을이 있다.

소와 관련된 지명은 다른 여러 십이지 동물과 비교해 용, 말 다음으로 많아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우리 국토 한편에 자리를 잡아 왔다.

이처럼 소는 근면함과 풍요로움, 희생, 의로움을 의미하는 동물로서 예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는 농경 사회에서 농사일을 돕는 중요한 가축으로 부와 재산을 상징하는 농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다.

이에 따라 소를 아끼고 보살펴야 집안과 마을이 편안하고 번창해진다는 문화가 있었다. 이러한 문화적 특징과 생활 모습이 지명에 남아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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