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품격 잃은 장성군의 손님맞이]
내년도 도의원사업비 협의자리서
도의장 보좌관에 반말·고성 논란
취재 요청받고 출입한 기자 막고
“사진 찍지마” 거부·취재 방해도
장성군, “사전 협의 안 돼 화낸 것”

유두석 장성군수가 지난 19일 김한종 전남도의장과 예산 협력을 위해 만난 자리에서 도의장 보좌관에서 수 십분 간 기자들 앞에서 반말과 고성을 지르며 모욕을 주는 일이 벌어졌다. 공적인 자리에서 김 의장을 맞이하는 유 군수의 행실이 도마위에 올랐다.

장성군수의 도의회 무시 행실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두석 장성군수와 김한종 전남도의장 간 상생협력을 위해 만난 자리에서 유 군수가 도의장 보좌관에게 수 십분 간 반말과 고성을 지르는 일이 벌어졌다. 고성의 시작은 ‘보고 체계 미흡으로 인한 소통의 부재’ 때문이었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유 군수와 김 의장이 장성군청 군수실에서 예산 정책협의를 위해 만남을 가졌다. 내년도 도의원 사업비 전액을 장성군 소규모 예산에 반영해 수해복구 피해 지원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만남은 시작부터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졌다. 군수실에 들어선 김 의장이 유 군수가 자리한 테이블에 착석했고, 뒤이어 김 의장의 보좌관과 취재진이 들어섰다.

유 군수는 취재진을 보자마자 “무슨 일로 왔느냐”라고 물었고, 김 의장의 보좌관은 “취재차 사진 한 컷 찍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후 유 군수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취재진을 향해 반말로 “사진 찍지마! 양해가 돼야지 양해도 없이 말이야”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김 의장과 면담 장소에 동석한 보좌관을 향해 “자네들 생활을 내가 잘 알아. 자네가 나하고 대화하려고 여기 들어왔나?”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보좌관은 “장성군과 충분한 사전 협의가 있었고, 취재 협조도 구했다”라고 해명했지만 유 군수는 보좌관에게 막말과 고성을 쏟아냈다.

유 군수는 “야!! 김 의장이 도의원을 한 해 두 해 했어? 12년간 (의정 활동을)했는데 지금 이 사람들이 오버액션을 해도 말이지”, “무례하게 양해도 없이 사진 찍고 말이야. 내가 공직생활 40년을 넘게 한 사람이야. 의전이라는 게 엄청 중요한 거야. 지금 이게 무슨 결례인가”라고 버럭 고함을 질렀다.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김 의장은 몹시 민망해하며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고, 좌불안석할 수밖에 없었다.

유 군수의 강력한 취재 거부로 결국 취재진은 군수실을 나와야했지만 보좌관을 향해 이어지는 유 군수의 막말과 고함소리는 군수실 밖 복도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고함소리는 수 십 분간 지속됐다. 대기실까지 들릴 정도로 고함을 지른 내용은 이러했다.

유 군수는 “의장이랑 나랑 만나는 걸 사진 찍어야해?? 왜 새삼스럽게 이러는 거야! 왜 양해도 없이 말이야”, “어디서 이런 일이 있으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할 것이지”라고 분개했다.

또 “어디 같은 민주당끼리!!”, “당신이 민주당이야? 같은 민주당끼리 이래도 돼?”, “야, 임마!! 어디서…나가!”, “뭐 보이는 것도 없어”라고 소리 질렀다. 유 군수의 이 같은 행실은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한종 의장은 지난 6월 전남도민을 대표하는 전남도의회 후반기 의장에 당선됐다. 또 지난 9월에는 전남도의회 사상 첫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에 선출됐다.

대한민국 지방분권과 자치발전을 위해 청와대, 중앙정부, 국회, 정당, 지방4대협의체와 정책협의 채널을 구축해 협력을 다지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중이다.

장성군 출신 정치인으로는 최초로 선출돼, 장성군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임무가 막중한 주요 직책인만큼 예우도 남다르다. 김 의장을 맞이하는 유 군수의 행실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의회 관계자는 “장성군과 충분한 사전협의가 있었음에도 불구, 보고체계 미흡으로 소통에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그러할지라도 공적인 자리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된 것은 도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의 소동(?)과 관련해 장성군 관계자는 취재진의 취재 협조 및 예산 협의 문제에 대해 도의회 측과 소통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도의회 측과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면담 장소에 기자들이 동석해 좋은 취지로 예산 협의 등에 대해 취재하는 것을 사전에 알았더라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도의회 측의 일방적인 취재 요청에 군수님이 화내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의 소식을 접한 장성군민 김 모씨(장성읍·52)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이자 전남도민을 대표하는 의장을 면전에 두고 그를 보좌하는 보좌관에게 핀잔을 주는 것은 굉장한 결례를 범하는 것으로, 말도 안되는 일이다. 장성군에 무슨 유익이 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유 군수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 도전 의지가 예상되는 김 의장을 견제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흘러나왔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면담자리는 언론에 비공개 할 만큼 중대한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도 아니었다고 들었다”며 “그럼에도 유 군수가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수 출마가 예상되는 도의원들에 대한 견제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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