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격납건물의 공극이 발견되면서 2년 넘게 가동이 중단됐던 한빛원전 3호기가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빈(광주 광산구갑) 의원실이 한국원자력 안전기술원에서 제공받은 ‘한빛 3호기 원자로 격납건물 건전성 평가 결과에 대한 기술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한빛 3호기는 적용 기술기준, 하중 및 하중조합, 구조 허용기준 및 보수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을 검토한 결과 원전 안전심사 지침서와 원자력 안전위원회 고시를 만족하고 있으며, 한빛 3호기 원자로 격납건물이 구조적 건전함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시민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년 5개월 동안 멈춰 있던 한빛 3호기를 제대로 된 안전성 평가와 검증도 없이 재가동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구조건전성 평가는 공극보다 더 중대한 평가요소인 균열에 대한 평가가 빠져있다”면서 “격납건물의 내부 1m 안의 공극과 균열을 파악하지 못한 구조건전성평가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고작 격납건물 외부 20㎝ 범위 이내에서만 확인·보수된 공극만으로는 구조건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빛 3호기는 수많은 공극 외에도 격납건물 콘크리트에 균열 발생을 의심할 수 있는 윤활유가 새는 현상들이 발견됐었다. 시민단체들은 균열에 대한 정밀조사도 하지 않고, 공극을 메우는 데만 신경을 썼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성 여부에 대한 점검을 벌이고 있다"며 콘크리트 균열과 관련한 평가를 빠뜨린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엄재식 원자력 안전위원장은 "(격납건물 콘크리트 균열 가능성이) 원전 안전성 평가항목에서 누락이 됐다고는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고요" 라고 말하는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미국 플로리다주의 크리스탈 리버 발전소의 경우 격납용기의 콘크리트에서 균열이 발견됐고, 보수작업을 했는데도 콘크리트가 부서지자 결국 원전 영구 정지 결정을 한바 있다.

이처럼 원자력발전의 최후 보루인 원전의 격납격물은 완전한 안전성이 담보돼야 할 구조물이다. 지난 2019년 5월11일부터 지금까지 가동이 멈춰진 원전을 땜방 수준으로 보수하고 재가동 운운한다는 것은 영광군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영광군민들이 당했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걸레조각처럼 너덜너덜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생명을 담보하며 살았던 시간도 억울한데, 그동안 농·수특산물의 가격하락까지 이루 말 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이런 부실공사를 맡았던 현대건설은 4차례나 영광군민들에게 어떤 방법이든지 사과를 하자는 한수원의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한빛원전 3호기의 부실공사로 인한 걸레조작 같은 원전으로 인해 최대의 피해를 보고 있는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영광군민들이다.

수년 동안 고통을 당한 영광군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원전 재가동 운운하는 것은 영광군민들의 가슴에 두 번 못을 박는 것과 진배없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영광한빛원전3호기 재가동 계획 즉시 중단을 촉구하면서 원전 측의 강행의지를 직격했다.

정의당은 1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영광한빛원전본부는 격납건물의 공극이 124개나 발견돼 2년 5개월 넘게 멈춰 있는 한빛 3호기를 이번 주 내 기습 재가동하려고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한빛 3·4기에서 발견 된 공극은 전체 핵발전소 공극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철판기준두께 미달, 격납건물 내부 1m 안의 공극과 균열을 파악하지 않은 채 외부 20㎝ 범위의 보수공사를 근거로 한 재가동은 숙취해소음료를 먹었으니 음주운전은 괜찮다고 하는 위험천만한 일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한빛원전 3호기의 재가동은 군민들의 동의를 득하는 것이 먼저이고 사과부터 하는 게 사람된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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