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아름답게그린배, 사회적 가치 실현 꿈꾼다

김영순(사진 우)·정혜미(사진 좌) 아름답게그린배 대표가 직접 재배한 친환경 배와 배즙을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전남 으뜸 청년농업인에 선발돼 대상을 수상했다. 배즙, 양배추 즙, 야채주스 등을 생산·가공·유통하면서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이끌고 있다. /아름답게그린배 제공

영광 ‘아름답게그린배’ 영농조합법인 김영순 대표가 전남 1등 청년농업인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201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업 분야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친환경 배를 재배해 배즙을 가공·판매하고 체험 교실 운영까지 이뤄내 6차산업화를 선도하고 있다.

‘아름답게그린배’는 투명한 경영원칙을 준수하고 소비자과의 신뢰관계를 강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꿈꾼다.

사회 구성원들과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과 공익사회 실현,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전진하고 있다.

원물 재배부터 가공·체험까지 6차산업화전남 으뜸 청년농업인 대상에 김영순 대표신기술 활용해 지역 농산물 부가가치 제고홈쇼핑·해외시장 진출 등 매출 안정 성장“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사회적 기업 목표”

“청정 영광에서 친환경 재배한 배를 이용, 즙 상품을 개발·생산하며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과 매출 증대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김영순(39) 아름답게그린배 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차분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배 주산지인 나주에서 나고 자랐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배 과수원과 수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남들보다 배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배로 말할 것 같으면 지식이 전문가급이다. 전남대 원예학 석사과정을 거치며 배에 대한 연구를 기초로 특허를 취득했다. 여기에 대를 이은 생산 노하우, 현장 경험이 더해졌다.

그런 그도 처음부터 아버지의 배 농사를 이어받을 생각은 아니었다. 지난 2008년 태풍으로 아버지의 배밭이 망가지면서 아버지가 그에게 배 농사를 권했다.

그 길로 관료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기술고시 공부를 중단하고 배에 인생을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도시에 비해 지역 환경은 열악했다. 막상 지역에 정착하려고 하니 고민이 많았다. 기술력 교육, 창업 인큐베이팅 등 다방면에서 기회의 폭이 협소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배 농사를 지어왔기에 그저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막연히 시작했다.

김영순 아름답게그린배 대표가 직접 재배한 배 품질을 꼼꼼하게 검수하고 있는 모습
아름답게그린배 친환경인증 배 세트
● 착즙기 2대로 시작한 배즙 생산…5년 뒤 연매출 약 8배 증가

5년간 배 농사를 직접 지었다. 1만6,000평의 땅에 제초제를 쓰지 않고 초생재배를 통해 배를 수확했다.

6차산업 붐이 불었던지라 단순 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가공식품 시장에 도전했다. 즙시장을 공략했다.

지난 2014년 5월 아름답게그린배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8월 꼬샤꼬샤 상표 등록을 마쳤다. ‘아이도 꽃이고 엄마도 꽃이다’라는 뜻을 담았다.

처음부터 꽃길이었던 것은 아니다. 수많은 애로사항을 겪었던 암흑기도 있었다. 창업 초기, 건강원 착즙기 2대로 시작했다.

매출이 0원인 적도 많았다. 하루에 한 박스도 팔리지 않아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이듬해 캐나다에 첫 수출을 시작하고, 2016년 ‘아름답게그린배’는 티몬 CJ오클락에서 전체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착즙기 2대로는 수요 감당이 어려워 2박3일 동안 즙을 짜야할 정도였다.

고객들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배즙의 제조과정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위해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과 농산물인증관리인증(GAP)을 받아냈다.

결국 쿠팡로켓배송과 NS홈쇼핑, GS, CJ몰 등 공영홈쇼핑 방송을 계약하고, 광주 신세계백화점 명절 판매전에서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배즙 뿐만 아니라 양배추 즙, 야채주스 등을 생산·가공·유통하면서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효자상품은 도라지배즙, 양배추즙이다.

2014년 자본금 1억으로 시작해서 2015년 3억으로 뛰고, 매년 1~2억 가량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7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초기 대비 약 8배 증가한 셈이다. 올 상반기에는 벌써 5억3,000만원을 달성했다.

열악한 지역경영환경 속에서 6차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김 대표의 비결이 무엇일까. 김 대표는 끊임없는 교육을 통한 점검과 개선이었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배나무에 직접 만든 영양제 주사를 놓고 있는 김영순 대표
● IdH 열풍, 숙취해소 효능 알려지며 미국·유럽 등 해외서도 인기

배의 또 다른 이름. IdH. 갈아만든 배’의 ‘배’라는 글자가 IdH와 모양이 비슷하다는 것이 회자되면서 언어유희 마케팅이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쇼핑업체 아마존 검색창에 IdH를 입력하면 ‘갈아만든 배’ 제품이 검색될 정도로 그 이름은 글로벌해졌다.

이에 해외에서 IdH 열풍이 불고 숙취해소 효능이 알려지면서 배 음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해외에서 인기 많은 국내 음료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다.

꼬샤꼬샤 배즙도 이에 발맞춰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더욱 폭넓은 해외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이듬해 해외에 부합하게 살균방식공정을 개선해 멸균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배밭 전경 보이는 ‘카페 밭뷰’ 오픈

김 대표는 지난 9월, 군서면 복호로에 배밭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카페 밭뷰’를 오픈했다. 완벽한 6차산업을 꿈꿔왔기 때문이다.

6차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공간이자 청년창업인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카페 밭뷰 1층은 체험장, 2층은 카페로 운영된다. 배밭 전경이 보이는 카페는 매년 4월 중순~5월 초 배꽃 개화시기를 맞이하면 눈부신 햇살을 반사하는 흰 배꽃 잎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전망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새롭게 오픈한 카페 밭뷰
카페 밭뷰 2층 실내 전경
배밭 전경이 보이는 카페 밭뷰 2층 발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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