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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농업, 함께 하면 멀리 간다

[영광 군남 지내들 영농조합법인]
보릿고개 시절, 가난의 상징 보리
글로벌 웰빙식품으로 ‘재조명’
보리 우수성 알린 지내들 영농조합
2013년 보리수매 폐지 계기로 결성
영광 찰보리쌀 인지도 제고 ‘발품’
지난해 연매출 6억8천만원 성과
함께 하는 ‘공동체 정신’ 성장비결

2020년 09월 15일(화) 10:51
영광 군남면 지내들녘
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 가슴 시린 보릿고개 길 /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 초근목피의 그 시절 / 바람결에 지워져 갈 때 /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 한 많은 보릿고개여 / 풀피리 꺾어 불던 슬픈 곡조는 / 어머님의 한숨이었소

가수 진성의 노래 <보릿고개> 일부 가사다. 1940~50년대 보릿고개 세대들에게는 눈물 없이 부를 수 없는 노래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보릿고개는 생소한 단어일터지만, 그 시절의 보릿고개는 가난한 농민들이 살아남기 위해 넘어야만 했던 참으로 절박한 고개였다.

지난해 수확한 쌀이 다 떨어지고 아직 보리가 수확되기까지 몇 달간의 공백기를 ‘보릿고개’라 부른다. 통상 봄에서 초여름으로 이어지는 5∼6월경에 해당되는데,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곤 했다.

오죽하면 황금찬 시인의 시 <보릿고개>에는 보릿고개를 에베레스트보다 높은 산이라고 표현했을까.

가난한 농민들은 산과 들의 나물과 풀뿌리, 나무껍질 등으로 주린 배를 채웠다. 굶주림이 너무 극심해질 때면 아직 여물지 않은 보리이삭을 베어 임시 식량으로 먹기도 했다.

이처럼 옛 시절 보리는 가난과 배고픔의 상징이었다. 가진 게 없고 먹을 게 없어 매 하루를 굶주림과 싸워야만했던 민중들이 겪은 가슴 아픈 역사의 한 부분이다.

시대를 잘 타고나야 출세한다고, 곡식도 그러한가보다. 가난의 상징으로 푸대접을 받던 보리의 신분은 현 시대를 만나 효능이 알려지면서 웰빙음식으로 수직상승했다.

미국의 한 매체는 보리를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백성들의 생명을 살리던 소중한 곡식 보리. 이제야 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내들 영농조합법인

● 영광 지내들 영농조합법인, 전국 1등 마을기업 선정…보리 우수성 입증

영광군은 지난 2010년 전국 유일의 보리산업 특구지역으로 지정됐다. 전남지역 최대 보리 주산지다. 특히 군남면 지내들녘에서 생산되는 ‘지내들 찰보리 쌀’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최근에는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마을 주민들로 똘똘 뭉친 지내들 영농조합법인(대표 김순례)은 지난 2013년부터 찰보리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려왔다.

2012년 정부가 보리소비 감소, 보관료 비용 증가, 창고부족, 품질저하 등을 이유로 정부수매 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보리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오르내렸다.

당시, 보리를 유통하려면 한 대를 가득 채워야만 했다. 28t을 채우기에 생산량이 턱 없이 부족했던 소규모 농가들은 한 데 모여 각자의 곳간을 털어냈다.

하지만 도저히 수익이 나질 않았고 판로도 불투명했다. 보다 못한 마을 여장부들 9명이 팔을 걷어 부쳤다. 보리 재배부터 도정, 판매까지 농가가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지내들 영농조합이 결성됐다.

이후 전남형 예비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2014년, 2015년 2년 연속 행안부 마을기업에 선정,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은 보리의 우수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온라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대형마트나 대형 백화점에 입점해 보리쌀 및 보리를 활용한 가공품 등을 판매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전국 팔도를 누비며 홍보에 매진했다. 그야말로 발품을 팔았다.

성과는 매출로 나타났다. 설립 초기부터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1억 미만이었으나 △ 2015년 1억5,000만원 △ 2016년 3억5,900만원 △ 2017년 4억3,000만원 △ 2018년 4억9,000만원 △2019년 6억7,900만원을 기록했다.

김순례 지내들 영농조합법인 대표

● “부족한 농촌 일손 함께”…주민 간 품앗이 정신으로 공동영농

지내들 영농조합이 꾸준한 매출 성장을 낳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품앗이 정신이 바탕이 된 공동영농이다.

군남면은 읍·면 중에서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초고령화 지역이다. 마을에 어르신들이 많은 터라 농기계 사용에 익숙치 않아 힘에 부쳤다. 농촌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청년들이 나섰다.

청년들이 기계를 빌려서 사용법을 공유하고, 함께 씨를 뿌리고 땅을 일구고,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함께 했다. 청년들은 힘 쓰는 일을 도맡고, 어르신들은 수십년간의 농사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렇게 하나 둘 모여 이제는 100여 농가가 협동을 이루고 있다.

함께의 가치, 이들의 신조다.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라는 말처럼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마을 주민들이 함께 힘을 합칠 때 더불어 잘사는 공동체,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실현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때문에 수익보다는 마을 농부들이 모여 직접 농사를 짓고 가공, 판매까지하는 공동체 삶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농부들은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마음으로 구수한 일상을 보낸다. 그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듬뿍 받아 자라난 지내들녘 보리쌀은 자연히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김순례 지내들 대표는 “농가들을 위해 뚝심있게 버텼던 고집스러움이 빛을 보는 것 같아 기쁘고 영광스럽다. 찰보리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농가들과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강 챙기는 바른 먹거리 찾고 있나요?>

직접 키우고 도정까지 ‘착하다 지내들’

[오색찰보리&곡물라떼파우더]

지내들 농부가 키워 지내들 농부가 판다. 지내들이 운영하는 방앗간에서 도정까지 직접한다. 건강하게 생산된 지내들 보리쌀은 착한 가격에 식탁의 질을 높여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내들 영농조합이 온라인으로 운영하고 있는 ‘착하다 지내들’은 다양한 품종의 보리쌀을 비롯해 보리를 활용한 각종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다.

착하다 지내들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오색찰보리쌀, 곡물라떼 파우더, 보리차, 보리가루 등이다. 지내들이 취급하고 있는 보리 품종은 총 8종으로 재안찰보리, 흰찰보리, 흑보리, 강호청보리, 자수정보리, 쌀보리 등이 있다.

특히 다섯가지 품종의 보리를 섞은 오색찰보리쌀이 인기만점이다. 올해 초 새롭게 출시된 곡물라떼파우더도 달지 않아 우유와 함께 마시면 건강한 고소함을 맛볼 수 있다.

오색찰보리쌀 : 1kg 4,000원
곡물라떼파우더 : 500g 7,000원
문의 : ☎ 061) 352-4051

잡곡 선물세트 1호 : 15,000원

잡곡 선물세트 2호 : 25,000원 (오색찰보리쌀+오색현미+곡물라떼파우더+오트밀라떼 파우더)
기자이름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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