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사이드] “감투가 뭐길래” 의장선거 파행
8대 후반기 원구성 잡음, 지역사회 반응 싸늘

1일 오전 영광군의회에서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8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파행돼 회의장 내 의원석이 텅 비어있다. 소수 정당인 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과반정당인 민주당의 독식에 강력 반발하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뛰쳐 나갔다.

“협치는 없다…민주주의 어디로?”민주당, 영광군의회 의장단 독식개원 이후 최초 의장선거 파행…무소속 자리 ‘의회운영위원장’만협치 실종된 의회·표결권 포기한 의원들에 군민들 날선 비판 군민, “독식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것…대화·타협의 큰 정치를”

제8대 영광군의회 의장단 선거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여야 간 갈등과 반목이 고스란히 노출되며, 민주당이 독식한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두고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어 온 결과다.

협치가 실종된 낯 뜨거운 장면에 군의회에 대한 군민들의 불편한 시선이 적지 않다.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로 성숙한 정치력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불만표시의 수단으로 스스로 표결의 권리를 팽개친 무소속 의원들의 집단 퇴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더해지고 있다.

영광군의회는 1일 제249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실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은영 의원과 무소속 장기소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양자 경쟁 구도가 그려졌다.

하지만 이날 의장선거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의장선거에 앞서 발행된 A신문에 민주지역위 의원총회 의결로 의장과 부의장을 이미 결정했다는 기사가 게재돼 화근이 됐다.

선거에 앞서 무소속 장기소 의원은 강필구 전 의장에게 5분 발언을 줄 것을 요청했고, 강 의장은 규정상을 이유로 5분 발언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수 정당인 무소속(3석) 의원들은 과반 정당인 민주당(5석)의 독식에 강력 반발하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전원 퇴장해 이날 선거는 파행을 빚었다.

얼음처럼 싸늘해진 분위기 속 남은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의장단 선출이 지속됐다. 결국 민주당의 싹쓸이로 끝났다. 5표 몰표로 최은영 의장·하기억 부의장을 비롯해 3개 상임위원장 중 2개 자리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맡게 됐다. 이날 선거는 부재한 무소속 의원들을 위해 의회운영위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마무리했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무소속 의원들은 불쾌한 의사를 표현했다.

장기소 의원은 “의회의 고유 권한이 일부 의원들에 의해 무력화됐다. 짜여진 판에 선거권을 행사해봐짜 들러리에 불과해 투표를 포기, 퇴장하게 됐다”라며 “군민들의 뜻을 져버리고 다수당이 독주하는 것은 의회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김병원 의원은 “이번 선거를 두고 의원들끼리 사전 협의나 조율이 전혀 없었다. 상식적으로 협의를 하고자 했다면 상임위 선출에 앞서, 회의를 정회하고 협의에 나섰어야 하지 않나 싶다. 소수의 의견이 묵살된 채 강제 배분된 후반기 의장단 구성은 부당하다. 합리적으로 재선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의원인 강필구 의원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민주당의 독식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같은 당에 몸 담은 사람으로서 뜻을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협치가 사라진 채 잡음이 무성한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이를 바라보는 언론과 공직자, 군민들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날선 비판을 잇따라 쏟아냈다.

군민 A씨는 “감이 안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니 지역이 이 모양 이 꼴이다”며 “감투싸움이 웬 말이냐. 의장선출 과정은 늘 시끄럽기 마련이지만 후반기는 유독 심한 것 같다”라고 공분했다.

군민 B씨는 “지방의회의 출발점은 풀뿌리 민주주의이다. 소수정당이 존중되지 않고 무시된다면 민주주의는 이미 위기다”라며 “지방의회 주요직책 다수결 독식은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다. 대화와 타협의 포용 정치, 협치의 정치를 펼치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스스로 표결권을 포기하고 퇴장한 무소속 의원들에 대해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민 C씨는 “아무리 기분 나쁜 상황일지라도 군민을 대표하는 군의원 중 수장을 뽑는 고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 3명이나 권리를 포기하고 퇴장했다는 것은 군민들과의 약속을 져버리는 행위다”라며 “의원으로서 자질을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후반기 의회가 출발부터 삐걱대며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협치와 소통의 첫 발을 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의회운영위원장은 오는 10일 제250회 임시회에서 선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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