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중국이 나에게 준 선물

2년동안 중국에서의 삶을 뒤로한 채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돌아왔다.

마지막 날 밤 그동안 중국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학생들과 선생님들, 중국언니들과 카오야(오리를 화로에 구운 것)를 먹었다.

중국은 특별한 날 귀한 손님을 위해 화로에 구운 카오야를 대접한다.그때까지도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리고기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필자 옆에 붙어 단체사진도 찍고 필자와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은 자신을 잊지 말라며 손수 편지를 적어 필자의 주머니에 편지들을 넣어줬다.

“안가면 안돼?”,“가지마, 중국에서 같이 살자.”,“꼭 다시 와야해.” 다음 날이면 비행기를 타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인데 가기 싫어지는 것이다. 몇몇 학생들은 필자를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살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났다. 미처 생각지 못했다. 흠모할 것이 하나도 없던 필자를 위해 이들은 함께 살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양보하고 베풀줬는가 생각해보니 수없이 많았다.

그제서야 2년 동안의 중국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책으로만 보고 느꼈던 중국은 직접 와서 느낀 중국과는 많이 달랐다.

공공장소 어디서나 처음 보는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묻고 답하며 금방 친구가 되고, 무엇이든 자신의 일처럼 발벗고 나서주는 중국 친구들과 사람들을 보며 중국사람들의 정서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가 길을 잃어 밤늦게까지 길을 헤매고 있을때 중국인 노부부가 먼저 말을 걸어 지도를 켜서 길을 함께 찾아주고, 차로 데려다주는것을 보면서 중국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이 따뜻하다는것을 느꼈다.

중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할 때 조용히 와서 한국음식점을 알아봐주고 함께 먹으러가주는 배려와 아파서 학교도 못가고 끙끙 거리고 있을때 한걸음에 달려와 하루종일 옆에서 간호해주며 필자를 돌와주던 친구들. 외국인이라며 무시하지않고 서툰 중국어를 알아들으려 애쓰시는 택시아저씨를 보며 중국은 정이 넘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따뜻한 정을 가진 중국이란 나라의 기억이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자의 가슴 한켠에 생생한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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