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중국의 짝퉁시장 수수가

‘메이드 인 차이나‘ 한국에서 물건을 사서 태그(tag)를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표시이다. 어느 날 물건을 샀을 때 ’한국제이겠거니‘ 하고 태그를 확인하고 보면 메이드 인 차이나라 허탈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할 때 정말로 ‘메이드 인 중국‘의 짝퉁시장인 ’수수가‘에 간 적이 있다.

1층부터 6층까지 모두 짝퉁시장이었다. 가방, 지갑, 시계, 스카프, 신발, 옷 등 없는 물건 빼고 모든 물건이 그곳에 다 있었다. 샤*, 루이**, 구*, 등 웬만한 명품매장에서 봤을 법한 명품들이 각 상점마다 진열돼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한 상점을 지날 때마다 “안녕하세요~ 지갑, 가방 다 있어요~”라고 한국말을 건네는 중국인직원들. 이곳은 중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이 와서 직원들이 한국어를 할 줄 안다. 친구들과 천천히 돌며 물건을 살폈다. 1층을 돌고 돌아 한 상점에 들어갔다. 이내 마음에 드는 가방을 발견했다.

너무 마음에 들어 이리저리 들어보고 고민하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직원이 물었다. “이 가방이 마음에 들어요? A급이 있는데 보여줄께요” 가방이 진열된 탁상아래 문을 열어 천으로 덮인 가방을 꺼냈다.

방금 봤던 가방과 느낌이 달랐다. 방금 메 본 가방이 B급이라면 이건 S급이었다. 가격을 물었다. 2000엔이라고 했다. 100엔이 우리나라 돈으로 16,000원 정도 하는데 아무리 명품 짝퉁이라지만 2000엔(한국 돈으로 34만 원 정도)이라니 말도 안됐다. 짝퉁시장에 오기 전 중국인 친구가 전수해준 팁이 있었다.

짝퉁시장은 흥정이 기본이라 했다. “너무 비싸요. 깎아주세요”라고 말했다. 직원은 1500원에 해준다고 했다. 한 번 더 흥정했다. “전 공부하러 온 학생이라 돈이 없어요” 하니 한숨을 쉬며 1200원까지 깎아줬다. 여기서 한 번 더 깎았다. “800엔까지 깎아줄게요 더 이상은 안돼요”라고 직원이 단호하게 말했다.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아 포기하고 뒤돌아서려는데 직원이 “잠깐만요”하고 붙잡았다.

“원하는 가격이 뭐에요”라고 물었다. 기회였다. “300엔 밖에 없어요” 한숨을 쉬더니 더 이상은 절대 안 된다며 350엔을 제시했고 재빨리 그 가방을 구매했다.

2000엔짜리 가방이 350엔까지 내려가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짝퉁시장에서의 구매법은 이러했다. 중국에 가면 짝퉁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이렇게 봐보고 구매해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진짜제품과 짝퉁제품의 차이를 눈으로는 절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가방을 보니 중국의 기술에 새삼 놀랐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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