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 영광 '보리향기'

보리복분자전복칼국수와 보리파전 한상차림

우동집 운영 중 우연히 보리 권유받아2014년부터 3년간 끊없는 연구 매진농사 경험 없는 보리 문외한이었지만부산서 기계 공수해 최초 보리면 시도

까다로운 보리, 숱한 시행착오 거듭하며 2017년 100% 보리면 개발 성공해찰기 우수한 영광군 찰보리 사용해 밀가루와 달리 숙성과정 거치지 않아

주력메뉴, 보리복분자전복칼국수 ‘인기’전국 각지서 손님 발길 끊이지 않아“보리면, 지역 특산품으로 개발하고파”

선선한 바람 사이에 찬 기운이 요즘 날씨는 따뜻한 국물요리를 생각나게 한다. 특히 쫄깃한 면과 함께 뜨겁지만 칼칼하고 속이 시원해지는 국물을 함께 먹으면 허한 빈속을 푸짐하게 채워준다. 최근 영광에서 100%보리로 만든 면으로 칼국수를 판매해 이목을 끄는 곳이 있다.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면발로 많은 단골손님을 부르고 있다. 보리산업특구인 영광에서 만들어낸 명품보리로 만든 보리칼국수의 맛은 과연 어떠할까? /편집자주

“우리 가게 맛의 비밀은 바로 ‘면’에 있습니다. 밀가루 한 톨도 첨가하지 않은 100% 보리로 만든 보리칼국수는 이곳 아니면 맛볼 수 없지요”

보리복분자전복칼국수
쫄깃쫄깃한 면발과 푸짐한 바지락으로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자랑하는 보리칼국수. 밀가루를 전혀 첨가하지 않고 오로지 영광 찰보리 100%로만 만들어져 건강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인근에 위치한 ‘보리향기(대표 한영란·오완섭)’는 보리칼국수 맛집으로 입소문이나 손님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전국 최초 보리100% 면 요리를 선보이는 이 곳은 특선메뉴인 보리복분자전복칼국수, 전복모싯잎보리칼국수, 보리바지락칼국수, 보리콩물국수, 산채보리밥, 보리파전, 옻닭 등을 판매한다.

그중 단연 인기 메뉴는 보리복분자전복칼국수와 보리바지락칼국수이다. 보리로 만든 해물파전과 시원한 막걸리도 이곳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영광에서 생산된 보리로 만든 보리향기의 칼국수는 오완섭 대표가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개발해낸 노력의 결실이다. 평일 조용한 불갑사 거리를 보리칼국수를 찾는 이들의 분주한 거리로 바꿔놓기까지는 묵묵히 실패를 이겨낸 세월의 결과이다.

맨땅에 헤딩…보리 전혀 몰랐지만 3년간 연구 거듭

“우리 가게가 처음엔 우동집을 했었어요. 그 당시 언론에서 밀가루가 몸에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보도가 많이 되면서 다른 일을 찾게 됐어요. 그 당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이셨던 정용수 소장께서 ‘보리’를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를 해주셔서 우연히 시작을 하게 됐죠”

농사경험도 전무했기에 전혀 모르는 보리를 시작하려니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2014년부터 보리연구를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데이터 자료도 전혀 없었어요. 부산에서 면기계를 사서 보리면을 만들기 시작했죠. 3년간 연구를 거듭했는데 버린 보리만해도 1톤이 넘었습니다”

밀가루가 일부 포함된 면은 있어도, 오로지 보리로만 된 면은 국내에 어딜 찾아봐도 없었다.농사를 해본 경험도 전무했기에 당연히 보리 자체에도 문외한이었다.

부산에서 공수한 면제조 기계도 영광 찰보리와 맞지 않아 산 넘어 산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여러 차례 찾아왔지만 다른 길이 없었기에 보리면이 성공할 때까지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초창기 시절 만들었던 보리면의 첫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면끼리 붙거나 덜 익어 최상의 면을 개발하기까지 숱한 실패의 쓴맛을 맛보았다.

어느날 우연히 발견한 비법…다양한 면 개발

“보리가 정말 까다로워요. 비율, 물량, 온도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맞아 떨어져야 하니까요. 만들다 지칠 때쯤 우연히 완벽한 비율을 발견하게 됐어요. 정말 우연히요. 비법을 터득한 이후 보리콩물국수도 개발했죠. 보리로도 찬요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거죠”

2017년에 보리콩물국수를 개발해낸 이래로 현재 냉면, 일반 국수면, 우동면, 칼국수면까지 총 4가지 종류를 개발했다. 면의 굵기와 상관없이 보리로 어떤 면이든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밀가루 반죽과 달리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영광 찰보리가 타지역 보리에 비해 찰기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지역의 보리보다 씨눈이 크고 비타민과 단백질 함량이 높고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많아 건강 웰빙 식품 그 자체이다.

오 대표는 새싹, 복분자, 보리, 모싯잎 등 4가지 종류의 보리칼국수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 단연 주력메뉴인 보리복분자전복칼국수는 보리반죽에 복분자 원액을 첨가해 면에서 복분자의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전분, 색소, 방부제를 전혀 첨가하지 않은 말 그대로 ‘100% 보리면’이다.

무궁무진한 보리, 연구·개발은 지속돼

2016년 영광읍에서 불갑사 인근으로 터를 잡고 가게를 재오픈했다.

이듬해 보리면 기술을 개발한 후 보리칼국수를 한 번 맛본 손님들이 입소문을 타고 하나 둘 씩 늘어나더니 어느새 전남, 경남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단골손님이 형성됐다.

그렇기에 하루에 보리면 약 400인분을 뽑는다. 오 대표는 연간 약 2톤 가량의 보리를 소비한다.

“손님들이 생면을 먹어보면 쫀드기 맛이 난다고 말씀하세요. 특히 손님께서 음식을 드시고 맛있다고 즐거워하실 때 정말 보람을 많이 느껴요. 우리 음식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신선한 재료로 좋은 음식만 드리려고 해요. 음식을 오래두지 않고 최상의 품질로 드리는 게 우리 가게에서 지키는 원칙이죠”

아직도 1년에 1번씩 보리 테스트를 한다는 오 대표는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매진한다.

보리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한 오 대표는 보리면을 지역 특산품으로 개발하고 더 나아가 세계로 뻗어나가고픈 꿈이 있다. 오전에는 반죽을, 오후에는 면작업을, 하루종일 가게 일로 정신없지만 또 다른 개발을 위한 보리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보리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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