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기차타고 도착한 상해(1)

상해로 여행을 준비했다.남방쪽으로 처음 가는 여행이었기에 철저한 계획아래 짐을 쌌다.

상해는 100여 년간 영국·프랑스·미국의 영향 아래 서양 문화가 짙게 스며들어 중국스럽지 않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매력 포인트이다. ‘동양의 파리’,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산둥성에서 같이 유학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중국 어플(취날)로 숙소를 잡고 14시간에 걸쳐 고속기차를 타고 상해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지하철을 타고 예원을 보러 갔다. 예원은 중국 정원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예원에 지그재그로 꺾인 다리를 건너는데 밑에 있는 연못과 연못에 비친 기와지붕의 곡선, 제각기 다른 모양의 창문, 섬세한 돌 장식물 등 중국 특유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길을 따라 쭉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예원 출구에 와있다. 출구로 빠져나와 전통시장을 구경했다. 예원뒷골목의 전통시장에는 샤오롱빠오로 유명한 남상만두점이 있었다. 가볍게 만두를 맛보고 길을 따라 나와 택시를 타고 신천지로 향했다.

신천지는 서울의 가로수 길을 연상케 하는 거리다. 유럽의 카페거리처럼 고풍스러운 건물과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는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9세기, 이곳은 프랑스 조계지(중국을 침략하는 근거지로 삼았던 개항 도시의 외국인 거주지)였다. 오랫동안 프랑스 문화가 스며든 이곳을 재개발해 새롭게 탄생시킨 곳이 신천지다.

이곳에서 우아하게 커피를 한잔 마시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국인의 성지인 이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유적지’라는 이름으로 지금 신천지에 위치해 있다. 원래는 철거 위기에 놓여있었지만 중국과 국교를 수립해 살려냈다. 2차 보수 공사를 통해 다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자랑스럽고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저녁엔 와이탄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시켰는데 먹어보니 별맛이 느껴지지 않고 느끼하고 맛이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드디어 상해 야경을 보러갔다.

상하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동방명주’를 드디어 눈앞에서 봤다. 걸어가면서 가까워지는 동방명주를 보며 연신 감탄했다.

동방명주는 꼭 밤에 와서 봐야한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야경이 잘 보이는 바에 가서 모히또를 한잔 시켜 몇 시간 동안 상해야경을 감상했다. 필자와 함께 간 여행 메이트들도 야경에 빠져 한참을 바라봤다.

3박4일간의 여행 동안 매일 상해 야경을 보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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