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얼빈의 상징 ‘빙등제’(하)

빙등제

중국에서는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간식들이 많이 있다. 소화를 돕는다고 했다. 맛도 있는데 건강에도 좋다니. 중국에 있는 동안 산사나무 열매만 족히 한 박스는 먹었다.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마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았다. 말도 추웠는지 털모자와 털옷을 입고 있었다. 인파에 따라 길고 긴 줄 행렬 사이에 끼어 가까스로 얼음미끄럼틀도 타고 빙판 위에서 보드도 탔다. 정신없이 놀다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어두워졌다.

저녁이 되니 유나언니가 왜 옷을 그렇게 껴 입으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오후엔 바지를 너무 껴입어 다리에 피가 안 통해 추위를 느끼지 못했지만 저녁이 되니 극강의 추위가 찾아왔다.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빙등제 가운데 위치해 있는 온도계를 보니 영하 40℃ 였다. 영하 40℃라니. 고장난건가? 보고 있었지만 믿을 수 없었다.

영하 40℃라는걸 알고 나니 더 추웠다. 온 몸에서 찬 기운이 느껴졌다.콧물이 얼고 입김이 미친 듯이 났다. 더 이상 있다간 얼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있을 땐 웬만한 추위는 잘 견뎠기에 추위를 잘 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웬걸. 그 말이 무색하게 중국에서 한국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얼른 마지막 코스를 구경하고 빙등제 밖으로 서둘러 나왔다. 다행히 빙등제 밖은 덜 추운 듯 했다.그렇게 중국에서의 첫째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돌아와 한식을 먹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을 청했다.

오후 내내 추위에 떨어서인지, 낯선 환경에서의 긴장감 때문인지 쉽게 잠에 들지 않았다.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앞으로 1년 동안 잘 지낼 수 있을까?’ 순탄치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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