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하 초대 장성소방서장

100에서 1을 빼면 0이 된다는 명제는 수학적으로 틀리지만 안전에 관한 문제에 대입해 보면 이 명제만큼 안전의 중요성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도 없다.

한 예로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사고를 사례 들 수 있다. 컬럼비아호는 우주개발의 꿈을 품고 떠난 승무원 7명을 태운 채 텍사스 주 상공에서 폭발했다.

폭발의 직접적 원인은 이륙 후 81초만에 떨어져 나간 작은 서류가방 크기의 단열재 하나 때문이다. 이 작은 조각은 우주선의 왼쪽 날개를 강타해 구멍을 냈고 대기권 재진입 때 그 구멍으로 뜨거운 열이 흡수되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과학자들에게 99가지의 안전조치를 잘 이행하더라도 고의 또는 부주의로 놓친 어느 한 가지로 인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는 단연 ‘안전’이다. 삶이 풍요롭게 되는 과정에서 경제가 성장하고 산업은 고도화, 심층화 되어 대형재난사고가 주변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맞춰 재난대응기관인 소방의 역할은 더욱더 증대됐고 세세하게 미치지 못했던 부분까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소방청 개청, 소방서 신설, 인력충원 등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정부·지방자치단체는 부단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고질적인 부주의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반복되고 재발되는 이유는 안전에 대한 의식은 하고 있으나 실천하지 않고 말로만 하며 공염불에 그치지 않았나 되짚어 봐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 큰 재난사고는 2014년 5월28일에 발생한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고다.

당시 21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을 입은 인명피해는 방화로 추정되는 고의의 화재사고로 확인되었지만, 조금만 더 안전에 관한 인식과 실천으로 옮겼더라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고 이후 같은 해 한 달이 지난 6월에는 담양요양원에서 화재사고는 단 한 명의 인명피해를 내지 않고 마무리가 되어 잊혀졌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사무실 선풍기 과열로 화재가 발생됐지만 스프링클러설비가 작동해 자체 진화해 수용된 10여 명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안전에 대한 실천은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그에 맞은 재난대응기관, 인력을 확충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더불어 국민들은 제도를 준수하고 안전의 대한 실천을 생활화 한다면 불확실성의 재난사고에 대비하는 ‘만전지책(萬全之策)’(안전을 도모할 완전한 계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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