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선거관리위원회
이 예 랑 홍보주임

그동안 우리의 선거는 매번 정책보다는 지역주의나 연고주의 등으로 얼룩져 있으며, 당선된 이후로는 당선인의 공약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학계와 시민단체 중심으로, 2006년 5·31 지방선거부터 정책본위의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 매니페스토 운동이 도입된 이후부터, 정책 선거 자체는 유권자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공약으로 당선인을 결정하자.’는 선관위의 많은 노력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지금,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보며 우리 선관위가 준비해야 하는 다음 단계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는 미국의 주류정치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식상함과 불신감에 편승하여 대중들의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밀고 있는 매니페스토, 즉 정책 선거에 아주 부합하는 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는 속전속결로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한 준비 작업을 취임 직후 시작했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게 하였고, ‘난민과 무슬림의 미국 입국금지’라는 폭탄을 투하하며, 특별 관심국가로 지정한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정책 선거에 트럼프보다 더 확실한 당선인은 없어 보인다. 모든 선거의 후보자는 자신의 가치관과 정치관을 담아 공약을 내세운다. 그리고 유권자는 본인의 가치관과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자를 지지한다.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자국의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내보내기를 원하였고, 실제로 그는 자신의 공약을 실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립을 지켜야 하는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정책 선거의 완성만으로 우리의 소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좋은 정치를 지향하고, 국민과 함께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우리의 비전이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관리와 지원 역시 우리의 목표 중 하나이다.

민주주의가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후보자가 내세우는 공약을 스스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똑똑한 유권자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공약 실행이 가져올 결과까지 충분히 고민하고, 본인의 이득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득이 되는 공약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유권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

우리 선관위에서는 민주시민 역량 강화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양질의 민주시민교육을 하고 있으며, 더 다양한 맞춤 교육을 준비하는 방향이 옳다고 믿는다.

정책 선거 그 너머, 민주주의의 씨앗이 될 현명한 유권자들을 양성해내는 것도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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