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

나비효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 한번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이 작은 힘이 시간 속에서 증폭되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미국의 기상학자 애드워드 로렌츠가 1961년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예측이 힘든 이유는 지구 어디에선가 일어난 조그만 변화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렌츠는 대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기온과 기압, 기압과 풍속 등을 나타내는 방정식을 만들어 컴퓨터에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이상한 결과를 발견했다.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수치의 차이가 전혀 엉뚱한 그래프를 그려놓은 것이다.

0.506127 대신 0.50613이라고 입력하면 전혀 다른 그래프가 그려졌다.

로렌츠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변수도 기상 현상에서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 나비효과로 표현하기에 합당한 듯하다. 엊그제 제4차 촛불집회는 100만명 이상이 전국을 뒤 덮었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3차 집회, 100만에 이어 이번 집회에 75만명이 몰렸다 하고, 광주에서도 광우병 파동의 촛불집회에 이어 최다인파가 금남로를 넘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국 수십여 곳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외신도 ‘꺼지지 않는 촛불’의 타이틀로 전파를 쏴대고 있다.

무엇 때문이냐고 물을 때면 답변하기 영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찰이 최순실의 국정논란 의혹에 대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의 발표내용을 보면 칼만 들지 않았지 이보다 더한 강도들이 있을 까 싶다.

현대자동차는 검찰 발표에 최순실 씨의 지인 회사로부터 11억원 상당의 물품을 납품받고 차은택씨 광고회사에 62억 상당의 광고를 밀어준 것으로 드러나자 “안종범 전 수석의 검토요청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살피면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안 전 수석이 브로슈어 같은 것을 주면서 ‘한번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데 기업 입장에서 그걸 무시할 수 있겠느냐”면서 “하지만 두 회사에 돌아간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다.

차은택씨의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원 상당의 광고를 몰아줬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 현대차 측은 “업체 선정은 경쟁 입찰을 통해서 했다”며 “62억원 중 대부분은 언론사에 지급된 광고료이고 플레이그라운드에 실제로 돌아간 수수료 등은 13억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밝힌 내용 중엔 최씨가 소개한 인사를 KT에 입사시키고, 포스코에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해 최씨가 운영하는 더블루케이가 펜싱팀의 매니지먼트를 맡도록 강요한 혐의 등, 온갖 이권에 문어발식으로 관여한 정황들이 드러났다.

장·차관 인사 관련한 문건들이 외부로 유출됐고 대기업들은 고양이 앞의 쥐 신세로 전락하면서 독대장소로 불려가야 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공소장의 내용은 100%의 사실이라고 말할 수 는 없겠지만 99%는 증거에 의한 범죄사실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스포츠, 문화, 경제, 행정 대부분이 파괴되다 시피 했다.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는 사상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모두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말했다. 거센 촛불의 역풍을 맞기도 했는데 예사롭지 않다.

쉽게 꺼질 촛불이 아니다. 촛불을 들고 참여하는 시민들을 보면 ‘쉽게 꺼지지 않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들에게 ‘행동하고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가정교육처럼 가르치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적지 않다.

학생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는 수능을 마치자마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야간자율학습, 밤샘공부 씨름하듯 공부란 놈과 사투를 벌이고 수능고지를 넘어야 보이는 것이 명문대 문턱인데, 학교 꼴찌가 연세대학교를 들어가고 학칙까지 변경하며 특정학생을 입학시키는 것을 눈앞에서 보는데 마냥 잠자코 있겠는가.

깨끗하고 공정해야할 문화계는 블랙리스트가 나돌고, 공정한 경쟁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스포츠계까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니 그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성경에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란 말이 있다.

이들이 처음 욕심을 품을 때 이런 결과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전국에서 ‘대통령 하야하라’는 촛불이 들불처럼 번지고, 본인들이 포승줄에 묶인 체 수의를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대통령이 피의자신분으로 전락할지는 꿈도꾸지 않았을 것이다. 욕심에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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