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김난영

엎친 데 덮친다는 표현이 지금 지역 농·어민들에게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영광 법성포의 상인들은 추석대목은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지난해 보다 추석 매출이 60~70%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언론보도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굴비상인들은 몇 해 전부터 굴비의 원재료인 참조기의 구입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곤두박질하고 있었는데 대형악재로 다가오는 김영란 법까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다.

영광굴비는 대를 잇는 영광군의 효자품목으로 영광의 대명사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영광군 대표 특산품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영광군과 굴비상인들에 따르면 영광굴비의 1년 매출은 3000억원 에서 3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중 약80% 정도가 명절에 매출이 발생되고 있다.

영광굴비 상인들이 모여 있는 법성포를 방문해보면 상인들 대부분이 “추석명절을 앞두면 가게들에 손님들로 붐비고 택배작업하기에 손이 모자라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굴비상가들이 한가하게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굴비상인들은 또 “고기도 잘 안 잡혀 하늘높이 올라간 참조기 값이 떨어질 줄 모른다”며 울상이고 “여기에 아직 시행도 하지 않은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굴비매출은 곤두박질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영광군은 지난달 5일에 김영란법 대응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굴비분과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굴비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TF팀에는 군 해양수산과 담당자와 영광굴비특품사업단장, 굴비협동조합장, 전남대 식품관련 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됐으며, TF팀은 4만9000원대 소포장 박스 제작 및 개발비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굴비 먹는 날 지정 등 측면지원 등도 활발하게 논의하면서 중장기 대책들을 세울 계획이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롯데마트의 경우 추석선물 예약판매가 시작된 지난 7월 25일부터 5일까지 굴비선물세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 감소했고, 이마트 역시 지난 31일까지 굴비 등 수산물 선물세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대응책으로 롯데마트는 단독 기획 상품으로 국산민어 5마리를 국내산 천일염으로 가공한 ‘민어 굴비세트’를 4만9000원에 출시했는데 참조기 굴비세트의 2배에 달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참조기의 경우 일반적인 상품이 100g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민어는 300g이 넘어 한 마리로 2~3명이 먹을 수 있고, 비린내가 적고 단백질 함량이 풍부한 보양식이어서 선물용으로 적합하다는 인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롯데마트 측 설명이다.

이처럼 추석선물용 참조기 굴비의 경우 10마리가 들어있는 상품이 10만원 선이기 때문에 굴비의 소포장도 필수적으로 보인다.

5마리 상품이나 소규모 상품 등의 개발로 명절의 대표 선물세트인 굴비가 소비자들로부터 계속해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민·관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다.

참조기 굴비선물세트가 외면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농·어촌의 상황을 무시하고 결정한 김영란법에 있겠다.

정치권의 전형적인 법률신봉주의 겪인 김영란법은 갈 길이 멀뿐만 아니라 여러 이유로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는 지역 농·어민들의 주름살을 늘릴게 불 보듯 뻔해 보인다.

법성포의 상가 중 80%넘는 굴비상가들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김영란법이 다른 나라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정치권에서 나왔다는 현실이 아이러니 할 뿐이다.

“잘 살자고 법을 만드는 것인데 새로 만드는 법이 우리의 숨통을 조여 온다”는 굴비상가들의 한탄을 남의 이야기로만 들을 수 없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명절에 선물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이제 백화점 상품권이 대세로 인식되고 있다는 주장은 더욱 농·어민들을 씁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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