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태 우산종합사회복지관장

외부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감각 경험이 지속되어 나타나는 상을 우리는 잔상(殘像)이라고 한다.

노인학대는 보이지 않는곳에서 조용히, 그리고 암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접어들면서 노인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 추세로 한 해 만 건이 넘고, 가해자의 40%가 아들이다.

보통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가 학대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나머지 자녀들은, 이를 방관한다.

게다가 경제적인 이유로 폭행을 하거나 혹은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등 일회성이 아닌 상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사실상 모든 곳이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노인은 갈 곳을 잃었다. 최근에는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고 스스로를 방치하고 학대하는 노인도 늘고 있다.

"안 찾아오고, 관심 못 갖는거 다 이해해. 지들도 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그래." 학대를 하는 자녀를 제외한 방관한 다른 자녀들에 대해 서운하지는 않으시냐고 물었을 때 주로 많이 나온 답이다.

지금의 노인들은 '베이비붐' 세대를 낳은 부모들이다. 한 가정 당 7~8명씩 자녀를 낳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열심히 키워놓은 수많은 자식들은 하나 둘 제 살길 찾아 떠나고, 부모가 학대를 당해도 관심도 갖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령화 시대는 이제 전 세계적 추세이며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이에 맞춰 각종 사회, 문화, 제도들이 생겨나고있으며 다양한 실버산업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노인 학대 같은 문제점에는 아직까지 시민의 관심이나 인식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 '2015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서도 보면 학대행위자로는 아들이 36.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배우자가15.4%, 딸 10.7% 순으로 나타났다.

가정내의 학대가 결국 85.8%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고 주변에서도 단순한 가정문제로 치부해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래서 그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노인 학대 문제는 경미한 경우 전문 단체 도움으로 가정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은폐되어 그 기간이 길어진다면 학대 강도가 높아지고 상습적이며 ‘잔상(殘像)’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노인 학대는 초기에 개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변의 외면과 무관심 속에 학대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없는지 우리 모두 둘러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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