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음성적인 정치자금의 통로와 조직 관리를 위해 ‘돈 먹는 하마’로 변질됐다는 비판 속에 국회의원의 지구당제도가 폐지됐다.

지구당제도의 맹점 중에 지구당위원장의 사당화나 비민주적인 지구당 운영 등 폐단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지구당 폐지는 깨끗한 정치를 해보자는 취지였음은 분명하다.

현재는 예전 지구당사무실을 현역의원의 개인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지구당의 폐지이후 정치권에서는 지구당의 부활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구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지구당의 부활이 필요하단 목소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9월 한 회의석상에서 “지구당은 부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야당 쪽에서도 찬성하는 사안”이다 고 말한바 있다.

그렇다고 현역의원들이 마냥 지구당의 부활을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낙선한 상대편 의원들이 지구당이 없다면 평소 선거운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지만 지구당이 부활하면 원외 위원장들도 평소 정치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결정이든 깨끗한 정치를 해보자며 선택한 제도가 정치인들의 유·불리에 따라 제도를 폐지하거나 부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라 나와 있다.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여러 수단으로 조정하고 정책을 실현하도록 노력하는 행위를 하라는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환경 발전이나 통치수단이 아니라 사회의 의견을 존중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밀알이 되어, 너하고 나의 주장보다는 ‘우리’를 위한 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던 이개호의원이 더민주에 잔류하는 것으로 결정한 모양이다. 몰아치는 요즘 한파처럼 자고나면 변화하는 정치권에 유권자들은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더민주의 문재인대표가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정치권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김 전 수석 영입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문 대표가 ‘신의한수’를 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 전 수석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더민주당의 당파싸움이나 제1야당의 분당사태까지 다 묻히면서 4·13총선이 자연스럽게 경제민주화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경제수석이 새누리당의 대선캠프당시 경제민주화를 이루겠다고 발표하면서 표심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다는 평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김 전 수석이 더민주로 오면서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는 ‘평가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여론이 경제민주화를 평가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아니겠는가.

문재인 대표의 고집으로 탈당의 명분을 찾고, 문대표의 고집이 안철수 신당의 동력이 됐는데 국민의당은 이제 문 대표의 김종인 수석의 영입이라는 ‘신의한수’로 인해 거침없는 하이킥을 당한 모양새다.

이런 중앙정치의 급변으로 인해 국민의당 지지도가 하향세로 돌아섰고, 당내 주요인사의 소위 이승만 전 대통령의 국부 발언으로 인해 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불과 며칠사이에 이런 사안들이 여의도발 뉴스로 전파를 탓는데 예전과 달리 실시간으로 지역정치권을 강타했다. 더민주를 탈당한다면서 지역 기초의원들의 탈당계를 받고, 그것도 부족하다 싶어 안철수의원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에 가입자들을 모집하는 성의까지 더했는데 위와 같은 변화에 의해 급브레이크가 발동됐다.

지역의 기초의원들까지 이런 혼란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기초의원들을 선출할 때 유권자들은 중앙정치와 상관없이 지역의 일,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 심부름을 해주라는 의미와 지역살림을 잘 살필 것을 주문한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에 탈당계를 모아서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고 생사를 함께하겠다는 전장 전의 전사들의 의기투합처럼 보이는 행동들은 왠지 씁쓸하다.

지구당이 2004년 폐지됐지만, 여전히 지구당의 절대군주인 지구당위원장에게 충성맹세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2016년의 유권자들이 바라는 모습과는 분명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함평군에서 ‘서옥 천지동우회 발대식’한다며 대량으로 문자가 발송됐다. 광주 상무지구의 모 호텔에서 “다함께 잘사는 세상 가슴 따뜻한 정치” 이개호국회의원과 함께하는 ‘서옥 천지동우회’ 발대식에 초청한다는 내용이다.

‘드레스코드’까지 강조했는데 정장차림으로 참석하라는 내용이었다. ‘서옥 천지동우회’가 어떤 단체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국회의원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개호국회의원과 함께한다며 정장차림으로 호텔에서 발대식을 개최하는 모습을 지금 한파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많은 군민들과는 분명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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